해외 노동자 송환일 다가오는데…中파견 신규 인원 늘리는 北

소식통, “러시아, 몽골 다 철수 움직임인데 중국으로만 노동자들 계속 나가"

중국 지린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유엔 안보리 2397호가 명기한 북한 해외 노동자 강제 송환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이 오히려 더 많은 수의 노동자를 중국으로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방 정부가 북한 노동자의 무비자 취업을 눈감아주자 북한 당국이 중국 노동파 파견을 확대해 외화 획득을 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평양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이달 들어서도 평양 사람들이 대거 중국으로 나갔다”면서 “중국 공장에서 필요한 만큼 조선(북한)에서는 계속 인력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으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의 대다수가 평양 출신이며 중국 공장에서 북한 무역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요청하면 요청 인원수대로 즉시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어 소식통은 “(대북) 제재 그런거는 조선이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근로자들을 한 달만 중국에 보내도 당국이 벌어들이는 돈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중국으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경우 한 달에 1500에서 2000위안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그 중 절반을 당국에 상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北관리자의 갑질 횡포… “해외파견 노동자 월급 착복 혈안”)

소식통은 “한달에 700에서 1000위안만 받아도 조선에서는 만져보기 힘든 돈”이라며 “국가도 한 사람당 최소 800위안씩 수천 수만 명이면 그것만 해도 얼마겠냐”고 했다. 해외 파견 노동자를 통해 북한 당국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상당하기 때문에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국 지린(吉林)성으로 파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지금은 랴오닝(遼寧)성 단동(丹東)으로 나가는 인원은 별로 없고 길림성으로 나가고 있다”며 “(북한 노동자들이) 훈춘(琿春), 도문(圖們)쪽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피복, 전자, 수산물 가공 공장 등 세밀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경공업 부문에 주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파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에는 북한 당국이 결혼하지 않은 20대 미혼 여성을 주로 중국에 파견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공장에서 요청하는 인력이 많아지자 기혼 여성들까지 파견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에는 처녀들만 (중국에) 보냈는데 이제는 결혼한 여자들도 보낸다”며 “나라가 제재 때문에 돈은 없고 평양도 배급이 줄어드니까 이렇게라도 외국에 내보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 파견된 인원 중에는 40대 가정 주부들도 다수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경우 유엔 안보리가 명기한 북한 노동자 강제 송환일인 12월 22일에 맞춰 북한 노동자들을 철수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지금은 중국 빼고는 그 어느 나라도 조선 사람을 들여놓지 않는다”며 “러시아나 몽골,  아랍추장국(아랍에미리트), 열대지방 나라들 파견했던 노동자들 다 철수했으니 이제는 중국이 기본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북한 노동자를 파견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어 소식통은 “1년만 (중국) 나가서 일하면 장사할 수 있는 돈을 벌어 올 수 있기 때문에 조선 사람들은 무작정 나가고 싶어 하고 당국도 최대한 많이 파견하고 싶어한다”며 “중국이 눈 감아주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