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군병원 성폭력 군관 엄중 문책, 여군 우대 全軍에 지시”

소식통 “고위 군간부, 영양제 주사와 안마 지시하며 범행 저질러”

김정은 여군 비행사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그기를 배경으로 선 북한 여군 조종사들을 DSLR 카메라로 찍고 있다(2014년 11월).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내부에서 여군에 대한 성폭력과 폭언, 폭행을 일삼은 간부를 문책하고 여군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내부 소식통이 8일 알려왔다.

선대(김일성·김정일)에 이어 김 위원장도 군부대 방문 중 상당 부분을 여군 부대에 할애하고 이들의 충성심을 대내외 선정에 활용해왔지만 열악한 배급과 성폭력 등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서는 별다른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군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 여군이 영양실조와 상급자들의 성폭력과 폭언, 하대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번 김 위원장의 지시로 북한군 간부들이 여군들에게 저지르는 갑질과 성폭력이 근절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2월 하순에 고위 군관들을 비롯한 남성 간부들이 여성 군인들 위에 군림해서 상스런 말을 하고 심지어 성적 행위까지 요구하는 현상들을 없애기 위한 투쟁이 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시는 ‘원수님(김 위원장) 방침’으로 일선 군부대에 하달됐고, 구체적인 지침으로 여군들에게 부당한 상납이나 폭력에 대한 신소(伸訴)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의 배경이 된 평양 군병원 성폭력 사건이 강연에 소개됐다”면서 이 병원에서 여자 군의와 간호원에 대한 연대장급 간부의 성폭력 행위에 대한 집단 신소가 발생해 중앙당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진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을 관리하는 연대장급 고위 군관이 밤 중에 군의와 간호 병사들을 병동이나 사택으로 불러내 영양제 주사와 안마 등을 지시한 후에 성폭력을 자행했고, 반발하면 입당시키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간호 병사 한 명이 임신을 하자 강제 낙태와 생활제대를 지시했고, 이에 여군 군의와 간호 병사들이 집단 신소로 맞선 사건이다.

탈북 여군들은 북한군에서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성폭력을 당해 임신을 하면 입당과 대학 입학이 어렵고, 생활제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숨기고 회충약 등으로 혼자 낙태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해왔다.

한 탈북 여성은 탈북여성단체 뉴코리아여성연합이 지난 2016년 4월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북한 육군 간호사로 있을 당시) 간호장이 거의 매일같이 군 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간호장은 당 조직에 간부를 고발했으나 처벌받지 않았고, 오히려 간호장이 불명예제대인 ‘생활제대’를 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소식통은 “군병원에 대한 중앙당의 조사 내용을 원수님이 보고 받고 격노해서 관련자들을 엄히 처벌하고 다시는 인민군대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여군들을 우대하고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방침까지 함께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지시로 여군들은 상급자들의 폭력과 성적 범죄가 없어지기를 기대하지만, 군대 내에 비밀리에 이런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