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종합회관’ 무료 건강검진 본격 시행

▲ 2일 ‘탈북자종합회관’에서 탈북자 대상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성경빌딩 6층에 위치한 ‘탈북자 종합회관’(회장 주선애)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이ㆍ미용 봉사가 진행됐다.

‘탈북자 종합회관’은 온누리교회(목사 하용조)가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위해 지난 5월 26일 개관한 탈북자 전용 ‘종합지원센타’.

장마 기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누리교회 소속 의료 선교팀 10여명과 이ㆍ미용 기술을 갖춘 교인들이 봉사에 참여했고, 30~40명의 탈북자들이 회관을 찾았다.

北에서 겪은 정신적 고통, 육체적 고통보다 훨씬 커

건강진료를 받은 탈북자 김명순(가명. 67)씨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고혈압으로 고생했다”며 “탈북자 대상 무료 건강검진은 처음 받아봤는데, 침도 맞고 약도 받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탈북자들은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아픔이 훨씬 크다”며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남한 방송을 보다 기관에 끌려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사를 모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식구도 그 후로 평양에서 회령으로 추방당해, 탈북할 때까지 보위부의 끊임없는 감시 속에 살았다”고 말하며, 그 때 얻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아직도 크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날 무료검진을 한 한의사 옥태훈(49. 재미교포)씨는 한국에 3년간 머물며 40~50명의 탈북자들의 건강을 돌봤다고 한다.

옥씨는 “탈북자들의 육체적 건강상태는 문제가 없는 편이지만, 정신적 건강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간이나 신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신적 고통, 사랑과 관심으로 치유해야

그는 “탈북자들은 중국 등지를 떠돌며 다시 북한에 잡혀갈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를 경험하고, 한국에 와서는 한국 사람들의 냉대를 받아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면서 “물질적 도움도 중요하지만 진실한 마음으로 이들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북자 종합회관’ 초대회장인 장신대 주선애 교수는 건강검진을 마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주 교수는 “이 회관을 통해 탈북자들이 서로 교제하고 위로하고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회관의 활성화를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무료 건강검진도 앞으로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의 5만 교회에서 탈북자들을 한 명씩만 도와도 훨씬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탈북 청소년을 지원하는 활동 등 다양한 탈북자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