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제공받는 北… “격리해제자 대상 부작용 실험”

소식통 "노병·기업소 간부 등 핵심 계층 우선 접종 고려"...南 선택 백신 北도 희망, 본지 보도 확인

황해북도 인민병원 의료진이 마스크를 쓴 채 토의를 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국제 백신 공동구매 협의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이하 코백스)로부터 99만 명 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제공 받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데일리NK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백신을 제공 받는대로 주민들에게 투여할 예정이며 6.25 전쟁 참전자, 혁명유가족, 기관기업소 주요 간부 등 핵심 계층 중심으로 우선 투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핵심 군중을 우대함으로써 백신 투여 과정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과의 합동 언론 브리핑에서 코백스의 백신 배포 계획을 발표했다. 

코백스의 백신 배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백신 위탁 생산업체인 ‘인도 세럼 연구소’에서 만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 2,000회 분(99만 명 분)을 공급받는다. 

우리 정부가 가장 먼저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북한도 제공받게 된 것이다. 본지는 북한 당국이 백신 선택에 있어서 한국이 주로 선택한 백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南 선택한 백신 우리도…” 北, 내달 말 백신 접종 시작할까 )

실제로 고위 소식통은 “WHO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희망한다고 (당국이) 먼저 밝혔다”며 “다른 제조사의 백신과 비교할 때 보관과 유통이 쉬운 데다 남조선(한국)이 우선 도입하기로 한 백신이 어느 제조사의 것인지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1월 말 영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완료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는 백신을 사용하지만 북한은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공받는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제공받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남아프라카공화국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10%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효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 접종에 대한 안정성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 내부에서도 예방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시험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에서 면역 반응을 테스트할 목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증상으로 시설에 수용돼 있다가 증상이 호전돼 격리가 해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자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코로나 관련 중증 증상이 나타났다가 호전된 사람들을 항체 형성자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북한은 백신 부족분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WHO 백신 제공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코로나로 인해 여기(북한) 상황이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백신 대량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기구에 부족한 분량을 계속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