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훈련·검열에 北주민 “정말 미치겠다”

계속되는 북한당국의 검열과 민·관·군 합동 동계훈련으로 양강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 북한 내부소식통은 “양강도에서도 지난 15일부터 동기(冬期=동계)훈련이 시작되었다”며 “한쪽에서는 비사회주의 그루빠(그룹) 검열을 진행하고, 다른 쪽에선 동기훈련으로 주민들을 내몰고 있어 정말 미칠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전시 지방방어무력인 교도대는 훈련 첫날부터 야간 행군으로 진지방어구역을 차지한 다음 지금까지 열흘째 산에 올라 숙식하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며 “적위대 무력인 민간 고사총 중대들도 진지를 차지하고 주야 감시 및 경계훈련과 함께 다양한 조준사격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15일 주민 거주 지역들의 등화관제 훈련과 함께 적위대, 교도대, 붉은 청년근위대를 비롯한 민간 군사집단의 비상소집으로 막이 올랐다. 인민반별로 등화관제훈련과 함께 주민대피훈련도 실시되어 주민들은 식량을 가지고 거주지로부터 20~30리 밖으로 벗어나 하루 밤을 자고 돌아왔다.

양강도는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끼고 있어 북한 기상국 발표로 한겨울의 날씨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다. 이런 혹한 속에 진행되는 동계훈련은 양강도 주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준다.

소식통은 “야외에서 적 비행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불도 제대로 못 피우게 해 훈련 참가자들이 동상에 걸려 병원에 실려 오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이번 훈련은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까지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주민들의 고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양강도에서는 장마당 쌀값이 폭등해 도시락을 싸가지고 훈련에 참가해야 하는 적위대나 3.18(전시탄약생산, 부상자관리를 위한 부녀자 군사조직) 인원들의 고통은 더욱 극심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는 최근 세관을 통해 들어오던 밀가루와 쌀 수입이 끊기면서 시장에서의 입쌀 가격이 1kg당 1,650원까지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 달 사이에 500원 정도 폭등한 가격이다.

소식통은 “29일 각 인민반에 구리(동), 납 100g씩, 밥그릇 한 개, 장갑 3켤레, 김치 한 포기, 마른 무우 100g씩을 바치라는 구체적인 통지가 내려왔다”며, “쌀값이 올라 사람들이 아우성인데 검열에 훈련, 또 음력설 전까지 무조건 인분(人糞)과제도 총화 지으라고 하니 정말 정신 차릴 수가 없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 맞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소식통은 총참모국 작전국장 이명수(72) 대장이 동계훈련 참관 차 25일 회령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명수가 예년에 비해 훨씬 강도 높게 진행된 이번 회령지역 동기훈련을 검열하기 위해서 내려왔다”면서 회령 동계훈련은 27일 0시를 기해 정리됐다고 전했다.

평안도는 다른 지역보다 일찍 동기훈련에 돌입해 이달 10일경 동기훈련이 모두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