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도 ‘잠정중단’

통일부 "오전 남북 연락대표 협의 통해 결정…남측 인원 58명 전원 조기복귀 추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청사 전경.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차원에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전염병과 관련해 연락사무소 운영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이날 개성공업지구 내 연락사무소에서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협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연락사무소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락대표 간 접촉은 오전과 오후에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오늘 오전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서 방역 강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상호 간에 오갔다”며 “협의를 통해서 논의가 이뤄졌고 잠정중단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급적 남측 인원에 대한 조기 복귀를 추진키로 했다. 개성에는 현재 남측 인원 총 58명(당국자 17명·지원인력 41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인원들은 별도의 복귀 계획에 따라 철수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철수 시점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당국자는 “과거에 사스나 메르스 전염병보다는 북측에서 이례적인 동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서 북측이 굉장히 조심하고 있고 강화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봐서 (연락사무소 잠정중단도) 국가비상방역체계 선포 이후 관련된 조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8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나라에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하여 조선(북한)에서 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을 선포하고 비루스에 의한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30일 1면 기사에 “당과 국가의 긴급조치에 따라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에서는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의 위험성이 없어질 때까지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면서 “성, 중앙기관들과 도, 시, 군 인민위원회들에서는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의 통일적인 지도 밑에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북한 당국은 국경을 봉쇄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위생선전제강’을 내려보내 전염병에 대한 주민들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북측은 개성 연락사무소에 근무하는 우리 측 인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실제 북측 인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락사무소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당분간 연락사무소 운영이 중단되는 만큼, 서울-평양 간 별도 전화선과 팩스선을 개설해 남북 간 연락 업무는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