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민이 가장 즐겨 먹는 ‘청수국수’를 아시나요?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9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6000원에, 신의주에서는 6000원에, 혜산은 6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 8,260원, 신의주 8200원, 혜산은 8,32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2300원, 신의주 2250원, 혜산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4500원, 신의주 15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000원, 혜산에서는 70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500원, 신의주 5100원,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었는데요, 초가을을 맞은 북한 양강도 지역의 대부분 장마당들에서 청수국수가 여름보다 더 인기라고 하는데요, 북한 장마당에서 청수국수가 잘 팔리고 있는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 주시죠.


네, 갑자기 국수이야기가 나와서 저도 웬일인가 싶었는데 듣고 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북한 양강도 지역은 가을을 맞아 감자 가을(수확)이 한창인데요, 주민들은 전국적인 가을농촌동원을 나가기에 앞서 개인 소토지에 심어놓은 감자 가을을 하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양강도는 사실 백로가 지나면 어떤 날은 하얗게 서리가 내리는 곳이 많거든요,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데 좀 있으면 농촌동원을 나가야 하는 주민들이 흔히 쓰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농촌동원을 나가기 전에 개인 소토지 농사를 빨리 수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가정들에서 품앗이 형태로 여럿이 모여서 한 집씩 돌아가면서 가을 수확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남의 손을 빌리게 되면 당연히 도움을 받는 집들에서는 좋은 음식과 맛난 간식 등 서비스제공을 하려고 하는데요, 점심은 밥과 빵이라든가 꽈배기 등으로 먹지만 저녁은 대부분 국수를 먹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사실 국수는 먹는 사람도 좋아하고 또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기도 하죠. 북한 주민들에게 국수는 무더위에 속을 식히려는 의미에 냉면도 있고 잔칫집에서도 국수가 빠지면 안 되는 필수음식이기도 하지만 식량이 없는 집들에서 불려먹을 수 있는 것이어서 효자식품으로도 인식한답니다.


1-1. 한국에도 청수국수가 있는데요, 혹시 한국산 청수국수가 팔리는가요?


북한 장마당에서 한국산 상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국산을 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일부 식품들은 팔리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지금 이야기 주제로 되고 있는 청수국수는 한국산이 아니랍니다. 청수국수는 중국산도 있고 북한 양강도 대홍단 국수공장에서 생산하는 국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대홍단 국수는 감자녹말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청수국수를 맛볼 날이 꼭 오겠죠, 현재 양강도 시장에서 팔리는 청수국수는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하는데요, 밀청수와 옥수수 청수가 있는데 밀 청수국수가 더 인기가 있다고 하네요. 


2. 북한 대부분 장마당들에서 팔리고 있는 밀 청수국수와 옥수수 청수국수의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네 밀 청수국수와 옥수수 청수국수 모두 북한 돈으로 6000원을 한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이 국수를 즐겨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한민족이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국수가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국수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그것보다 다른 이유가 더 큰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수를 좋아해서 즐겨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항상 바삐 생활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간편하면서도 영양에서나 보기에도 질 떨어지지 않는 그런 음식을 선택하려고 국수를 자주 해먹으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2007년 집을 지을 때 인부들의 손을 빌렸었는데요, 그 때도 국수가 제일 쉬운 음식이었습니다. 사실 밥을 먹는다고 하면 쌀값도 만만찮고 반찬도 있어야 하고 국도 끓여야 하거든요, 그런데 국수는 반찬 한 가지라든가 김치 한두 가지만 있어도 되구요. 대부분 많은 주민들이 국수를 더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현재 혜산 장마당에서 쌀 1kg 당 6200원 정도를 하는데요, 쌀 1kg은 성인 4명 정도의 식사량이 되거든요, 그런데 국수 1kg은 5,6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랍니다. 그리고 반찬감에 드는 비용을 생각해도 많은 주민들은 밥보다 국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3. 여름에도 국수가 잘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을에도 이렇게 국수가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네요. 시장에서 국수가 잘 팔릴 정도면 가을 수확을 하는 주민들 뿐 아니라 많은 주민들도 국수를 먹는다는 이야기로 들리는데요 다른 사례가 있나요?


네, 시장에서 국수가 잘 팔린다는 소식을 전한 주민에게 제가 질문했던 것인데요, 소식통은 현재 양강도 혜산시에 건설되고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건설과 그 주변정리 공사에 전체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설에 동원되는 주민들에게 건설동원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일부 기관들과 회사, 그리고 인민반들에서도 점심시간에 청수국수 한 그릇씩 돌린다고 합니다. 대중음식으로 국수만한 것이 없지요, 통상적으로 북한은 많은 주민들이 모여 음식을 먹을 때 필수적으로 빠지지 않는 음식이 국수거든요. 갑자기 국수생각이 나네요, 북한 주민들은 여름에도 국수를 많이 먹지만 가을이 시작되면서 국수를 먹을 일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연이어 있답니다. 생활이 여의치 않은 북한 주민들은 결혼식이라든가 회갑, 등 가정의 소, 대사를 곡물이 풍요한 가을에 주로 하거든요, 그리고 생일마저도 가을로 미뤘다가 친구들을 초대하는 여성들도 있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4. 가을 뙈기밭 농사로 일꾼을 쓰는 주민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또 각종 동원에 참가하는 주민들에게도 국수가 딱이겠네요. 만들기 편하고 반찬도 밥보다는 간편하게 들고 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은 음식에서도 간편함을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장마당에서 청수국수 외에 다른 국수는 어떤가요?


네, 청수국수와 마찬가지로 옥수수 국수와 밀국수, 메일국수도 있는데요, 청수국수는 면발이 매끈하고 쫀쫀한 맛을 낸다면 그냥 옥수수 국수와 밀국수는 질에 있어서 좀 못하다고 봐야겠죠. 현재 장마당에서 팔리는 밀국수와 옥수수 국수는 1kg당 5500원 정도를 하는데요, 양은 청수국수보다 적게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주민들은 그냥 국수보다 청수국수를 더 선호하겠죠, 청수국수를 사는데 500원이 더 들지만 밀국수나 옥수수국수보다 오히려 양도 더 많고 맛도 더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간편함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보셨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일년 열두달 바쁘지 않은 때가 없답니다. 특히 가을에는 농촌동원에 개인 소토지 농사의 가을까지 겹치고 그 동원이 끝나기 바쁘게 채소동원을 해야 하고 김장을 하고 겨울화목 마련을 해야 하고 이렇게 팽이처럼 바쁜 생활을 살아갑니다. 그런 주민들에게 국수는 정말 효자식품이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고, 다른 음식보다 돈을 절약할 수 있어 좋고, 그리고 국수를 끓이는 것도 밥을 하는 것보다 빠르기 때문에 나무가 적게 들어 좋아 설거지도 쉽기 때문에 이모저모로 주민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 때문에 더 국수를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 듣고 보니 북한 주민들이 국수를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아침저녁이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북한의 날씨는 이곳보다 더 추울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국수를 냉면으로 먹는가요?


말씀하신대로 북한의 날씨는 아침저녁 서늘하다가 최근에는 제법 쌀쌀한 기운을 풍긴다고 합니다. 추울 때 냉면을 먹으면 먹는 사람도 맛나게 먹을 수 없지 않을까요? 또 주는 사람의 마음도 그리 좋지마는 않을 것 같아요. 주민들은 대부분 가을 국수는 더운 국물에 먹는데요. 북한 주민들의 음식메뉴에서 9월 국수는 온면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더운 된장국을 후후불면서 먹는 국수맛은 정말 별미랍니다. 통일되면 저의 고향마을에 함께가요, 제가 양강도 특식인 농마국수를 찐하게 만들어드릴게요. 지금쯤 주민들은 햅농마국수를 해먹기도 한답니다. 오늘이 9월9일 북한에서는 건국절로 불리는 날인데요, 바쁜 일상이지만 명절의 의미보다 맛난 음식을 해먹을 수도 있는 날이어서 어쩌면 국수를 해드 시는 가정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5-1. 햅농마국수란 햅감자에서 뽑은 국수라는 뜻인가요?


그렇게 봐도 되구요, 햅농마라는 것은 올해에 생산된 농마로 해를 넘기지 않는다는 의미인데요, 일부 주민들은 청수국수보다 집에서 농사지은 감자에서 뽑은 농마로 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농마국수의 진짜 맛은 그 고장에서 난 감자를 그 고장물로 반죽하여 만든 것이라야 진짜 맛난거랍니다. 저도 해마다 감자 수확철에 일손이 딸려서 품앗이 식으로 일꾼들을 쓰기도 했는데요, 손님을 대접하는데 국수만한 것이 없답니다.


6. 이렇게 청수국수가 잘 팔리게 되면 장마당 장사꾼들도 좋아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청수국수만 팔리면 일반 밀국수나 옥수수국수 장사꾼들이 속상하지 않을까요?


얼핏 생각하기엔 그렇지만 전혀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청수국수는 청수국수대로 맛을 내지만 일반 밀국수나 옥수수국수도 본래의 구수한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판매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인데요. 그리고 단 몇 푼이라고 절약하려는 주민들도 있잖아요, 사실 500원이면 소금 1kg을 살 수도 있는 돈이잖아요. 이런 여러 이유로 주민들이 옥수수국수나 밀국수를 먹는 답니다. 그리고 가을을 맞아 산골에서도 국수를 많이 도매해가기 때문에 청수국수가 아니어서 속상해할 장사꾼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7. 아까부터 궁금했는데요, 동원에 나간 주민들에게 국수를 먹이려면 가까운 곳에 식당도 없을 것 같고 더구나 감자가을을 하는 주민들은 국수를 어디서 어떻게 먹는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네, 국수를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금 물어보셨던 것처럼 어디서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하지요. 일반적으로 많은 주민들이 동원현장에서 먹는 국수는 점심시간을 맞춰서 몇 몇 주민들이 만들어가지고 나가는데요, 국물과 국수를 담을 그릇, 반찬을 따로따로 담아가지고 나가거든요, 국수를 말아서 여럿이 바닥에 빙 둘러 앉고 가운데 반찬그릇을 놓고 먹는데요, 그 맛이 집에서 먹던 국수맛보다 더 맛이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농촌동원 때에 먹을 수 있는 국수는 가까운 농장마을의 개인집에서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집에서 먹는 국수맛보다 야외에서 먹는 국수맛이 별미라는 말도 있답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주민 여러분도 동의하시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아마  이 방송을 들으시고 내일 국수를 드실 계획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북한 장마당에서 가을인사용으로 잘 팔린다는 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