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간부 교육자료에서 사전 예고했다?














▲ 북 핵실험을 암시하는 표현이 나오는 북한 간부용 학습제강을 북한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 ⓒ데일리NK
북한 당국이 핵실험을 앞둔 지난 9월 배포한 간부 학습용 강연제강(문건)에서 핵실험을 예고하는 정황이 담긴 표현을 사용해 그 해석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내 소식통이 제공한 ‘간부들은 당의 크나큰 사랑과 은덕에 실적으로 보답하자’는 제하의 문건에는 “우리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광명성 1호’를 쏘아 올린 것과 맞먹는 거대한 과학적 발명을 하여 당에 기쁨의 보고를 올릴 마지막 전투를 다그치고 있다”고 나와 있다.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나온 이 문건은 9월 18일 간부들을 대상으로 배포되었고, 다음달 9일 핵실험이 강행되었다.

문건에서는 “모든 일꾼들은 우리 장군님께서 믿어주시고 아껴주시는 강성대국 건설의 기둥으로서 대담한 작전과 실력으로 높은 실적을 이룩하여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랑과 배려에 기어이 보답하자”고 말하고 있다.

간부들에게 해당 사업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이 문건에서 유독 ‘광명성 1호에 맞먹는 거대한 과학적 발명’이라는 의미는 남달라 보인다. 북한은 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 미사일을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7월 무더기 미사일 발사 이후 ‘과학적 발명을 위한 마지막 전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핵실험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핵과 미사일 분야 이외에서 ‘거대한 과학적 발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힘든 조건에서 ‘대포동 1호’와 맞먹는 것은 핵실험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 당국도 비밀 핵실험을 앞두고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제작한 간부용 학습문건에 핵실험이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문건이 언급한 ‘과학적 발명’의 의미가 실험발사에 실패한 대포동 2호의 보완 기술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크나큰 과학적 성과로 스스로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다.

문건의 표현이 핵실험을 암시하고 있다면 이를 통해 북한 핵실험은 미사일 발사에 이은 예고된 조치이자 몇 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으며, 중앙당 간부급에서는 상당부분 이 사실을 공유하고 있었고, 김정일도 핵실험 성공 여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대를 높이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문건은 “우리당(조선노동당)이 바라는 사람은 말로써가 아니라 실적으로 당을 받드는 일꾼”이라며 북측의 과학적 발명을 예로 들며 사업실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