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단위 원산구두공장에 당·내각 검열조 파견될 듯…무슨 일?

원산구두공장
원산 구두공장. /사진=조선의오늘 캡처

북한이 모범으로 내세우고 있는 원산 구두공장(강원도)에 곧 당(黨)과 내각의 공동검열조가 파견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자체 원료와 기술로 구두를 생산하라는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는 문제에서 심각한 잘못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원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2년째 액상계획조차 수행하지 못한 원산 구두공장에 이달 초순 당과 내각의 공동검열조가 파견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검열은 구두공장이 논문에 기초해 우리식의 구두를 생산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당에 보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 보고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것에 기본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지난 2009년 원산 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식의 자재와 기술로 구두를 생산할 데 대한 방침을 제시했으며, 사망하기 전인 2011년에 다시 이곳 공장을 찾아 자체 원료와 기술로 생산했다는 구두의 시제품을 직접 보기도 했다.

당시 원산 구두공장은 자재가 없어 생산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진과 공장 일꾼들이 달라붙어 수입산 생고무를 섞지 않은 우리식의 순수한 파고무 원료로 구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김정일에게 보일 본보기 제품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원산 구두공장은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하는 모범 단위로 내세워졌으나, 실상은 파고무 재생에 쓰이는 시약도 자체 기술이 20%밖에 증명되지 못해 생산에 도입할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논문까지 써가며 자체적인 원료와 기술로 구두를 생산해낼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제대로 생산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당과 내각은 검열조를 꾸려 당의 평가만 받는 허위적인 행동을 철저히 따지고 구분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계획이 집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과 구두공장 일꾼들의 태도 등 생산과 연관된 일련의 기술·행정적 문제들을 모두 파헤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과거에 논문을 쓴 공장의 기술자들은 학위학직을 받았었는데 이번 검열에서 학위학직이 박탈당할 수도 있다”며 “특히 수입 생고무 대용원료로 견본품 몇 켤레를 만들어 올려 위기를 모면하고 당을 속이려 한 문제는 심히 엄중한 문제로 당적 처벌까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이 같은 검열 움직임을 두고서는 ‘거짓 보고를 한 공장 측에도 문제가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우리식의 원료와 기술을 연구해 생산에 도입할 것을 지시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원산 구두공장에 대한 당과 내각의 공동검열은 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