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각 주요 간부들 함경남도 파견됐다…조연준은 암행어사?

"김재룡은 당적 지도, 조연준은 사상동향 및 민심 수습, 내각 부총리는 경제사업 주도"

연이은 태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함경남도에 현재 북한의 주요 당 및 내각 간부들이 파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 창건일(10·10)을 앞두고 현지 간부들에 대한 당적 지도와 민심을 파악해 흐트러진 내부를 수습하는 일, 특히 피해가 막심한 검덕광산을 복구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태풍피해를 본 함경남도에 중앙당 간부들이 내려와 현지의 문제들을 살피고 중앙에 일일 보고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들이 내려온 기본 목적은 10월 10일을 앞두고 도내 일꾼들에 대한 당적 지도와 함께 군민 결속을 다지고 군수공업 기본재료 기지인 검덕광산의 생산공정 정상화와 광산 노동계급의 생활안정을 꾀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함경남도에는 김재룡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조연준 전 당 검열위원회 위원장 등 당일꾼과 내각 부총리 한 명이 내려와 현지에서 당적 지도 사업, 군민의 사상 동향 파악 및 민심 수습 사업, 검덕광산 피해복구 사업 등에 힘쓰고 있다.

먼저 김재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현지에서 간부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재룡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고 태풍피해를 철저히 막을 데 대한 당의 방침 집행을 소홀히 한 강원도와 원산시의 간부들을 처벌했던 것처럼 함경도에서도 당적 지도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김재룡은 함경남도뿐만 아니라 함경북도도 오가면서 당적 지도 및 간부사업을 하는 중”이라며 “깜빠니아(캠페인)적인 피해복구 기간에 당 조직과 일꾼들이 당의 방침을 집행하기 위한 올바른 자세와 입장에서 제 역할을 책임적으로 다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피해복구사업 실적을 두고 상벌 집행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이 현재 함경남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피해복구 사업에 투입된 군민건설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파악하고 민심을 다독이는 일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태생으로 올해 만82세인 조연준은 현재 당에서 맡은 공식적 직책은 없지만, 중앙당 정책담당실에서 근무하며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라는 명예직으로 사실상 고문처럼 일하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의해 함경남도에 파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현재 ‘암행어사’처럼 함경남도 전역을 돌며 군민건설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만나 당에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당 정책을 집행하는 일꾼들의 일본새는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등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실상도 파악해 김여정에게 종합 보고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조연준은 지난 6일부터 부관 2명과 의사 1명, 운전수 2명을 대동하고 본차와 대기차 총 2대를 동원해 함경남도를 일주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차에 중앙당 번호가 아닌 함경남도 번호를 달고 돌아다닌다는 것”이라며 “그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태풍피해 현장에 있는 군민들의 생동한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김여정 동지에게 보고되고 그것이 원수님(김 위원장)께도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그는 당 창건일을 맞아 당의 이민위천 사상에 맞게 인민들의 아픔을 보듬는 차원에서 파견된 셈”이라며 “인민 생활을 정확히 파악해야 당 정책도 바로잡고 내년에 열릴 8차 당 대회에서 5개년 경제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당중앙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김재룡 당시 내각총리가 남포항과 강서협동농장 등 인민경제 여러 부분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밖에 아직 이름이 파악되지 않은 내각 부총리 한 명은 아예 함경남도 검덕광산의 피해현장 지휘부로 내려와 군민건설자들, 검덕광산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복구에 필요한 자재 조달 문제와 수송 조직·보장 문제 등 경제적인 지도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덕광산에서 나는 연과 아연은 핵미사일 고체연료 생산과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인 데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마그네시아 클링커 역시 외화수입의 주원천으로 활용되고 있어 여러모로 광산 복구와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현재 검덕광산에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동원된 인민군대 60%가 투입돼 광산 복구 및 노동자 살림집 건설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단 평양종합병원은 외부공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라 인민군대 일부를 검덕광산에 보내 피해복구와 검덕광산 노동자 살림집 800세대 건설 사업에 투입한 상태”라며 “검덕광산 완전 정상화는 연말까지, 살림집 건설은 10월 10일까지 완료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는데 기한 내에 살림집이 완공되면 무조건 검덕광산(금골)에 현지지도를 내려가 준공테프(테이프)를 끊겠다는 원수님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평양종합병원은 내년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일)까지 내부공사를 완료하고 실제 병원 운영을 할 수 있게 하라는 내적인 지시가 있었으나, 그때까지 공사는 끝내더라도 의료기기 등 설비가 미비해 영업을 시작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