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잇따른 대남 압박… “과녁에 놓인 세력에 고민거리”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 사진=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엿새 만에 또 다시 대남(對南) 압박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번에 비해 발언 수위는 낮아졌지만, 적극적 대남 압박을 통해 우리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김정은 동지께서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며 “조종방사포 무기체계에 대한 해설을 들으시며 개발 정형을 구체적으로 료해(점검)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험사격 결과에 “정말 대단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하며 “이 무기의 과녁에 놓이는 일을 자초하는 세력들에게는 오늘 우리의 시험사격 결과가 털어버릴 수 없는 고민거리로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방사포 사정거리를 고려하면 ‘이 무기의 과녁’은 한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대미(對美)보다는 대남 메시지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지난달 25일 발사 시 김 위원장이 “남조선(한국)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하는 실수를 하지말라”고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도 지난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남조선 호전 세력에게 보내는 엄중한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밝힌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시험사격’이라고만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연이은 대남 메시지는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는 조절하면서 한국에는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것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용의’를 밝혔으나 관련 내용의 진전이 없자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 매체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한 군 당국의 분석과 차이가 난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경에 북한이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경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다 보니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탄도미사일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군의 분석이 오인으로 확인될 경우 미사일 탐지능력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 매체들이 이번 방사포 발사와 관련한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확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 등 북한 매체들은 시험사격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지만,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에 진행된 대구경장거리 방사포 사격훈련 사진은 바로 다음날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형 대구경장사포의 성능에 문제가 있어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