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서 김정은 건강이상 소문 여전… “사망설은 남조선에서”

외부 전화통화 단속·검열 더욱 강화…北 "적발 시 절대 용서치 않고 엄벌 처한다" 경고

함경북도 국경지대 살립집들(2019년 6월 초 촬영). /사진=데일리NK 소식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면서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북한 내부에 확산했던 사망설도 누그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과 관련한 갖가지 추측성 소문은 계속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경 지역에서는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퍼진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외부와 접촉하는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과 검열이 더욱 강도 높게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원수님(김 위원장)이 나타난 후에 ‘사망 소문의 근원지는 남조선(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이라는 말이 돌았다”며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고 달아난 자들이 지어냈다는 것인데, 유언비어가 워낙 잘 퍼지는 사회니까 다들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가 짙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재개하기 전 접경지역 북한 주민사회에는 북한 매체 보도처럼 편집해 만든 ‘김정은 사망 동영상’이 퍼져 어수선한 분위기가 나타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김정은 사망’ 동영상에 北 내부도 뒤숭숭…검열·단속 강화)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를 둘러싼 사망설은 불식됐지만,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자연스럽지 못한 걸음걸이나 카트 탑승 등을 근거로 한 건강이상설은 계속 이어졌다.

실제 현재 북한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의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는 등의 설(說)들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평소 뚱뚱해서 걸음을 잘 걷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다리 수술을 하지 않았나, 그래서 지금 다리를 잘 쓰지 못한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준공식 때도 걸음을 잘 걷지 못해 차를 타고 돌아봤다는 얘기도 있고, 너무 뚱뚱해서 살을 까는(빼는) 운동을 하다가 무리하는 바람에 푹 휴식했다는 말도 있고, 별의별 말이 다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강연회나 회의 등에서도 원수님에 대한 소문이 도는 것에 대한 말은 일절 없고 아예 무시하는 분위기인데 국경에서 전화하는 문제는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으름장은 계속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각종 주민 강연회나 회의를 통해 ‘외부와 전화통화 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절대 용서치 않고 엄벌에 처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불시단속검열의 빈도수도 늘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얼마 전에도 산에서 전화하다가 걸린 사람이 한 명 있는데, 가족들은 혹시 시범껨(본보기)에 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말 돈을 전달해주는 일을 하는 브로커가 회령시의 세천노동자구로 가던 중 산에 올라 외부와 전화하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전파탐지 타격대에 적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

소식통은 “과거에는 그 자리에서 손전화기(휴대전화) 약(배터리)을 빼 던지고 칩도 삼킬 정도로 여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꼼짝 못 하고 다 빼앗겼고, 또 단속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돈을 흥정해도 이번에는 아예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이에 대해 돌아가는 말들이 많은데 보위부가 예전부터 감시하고 있던 사람을 잡으려고 눈독을 들이면서 뒤를 쫓았다는 말이 제일 많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