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창지대 황해남도 장마 피해 속출…도당 ‘비상회의’ 열었다

농작물피해막이
지난해 9월 북한 주민들이 태풍과 폭우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사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황해남도 당위원회가 최근 비상회의를 열고 장마 피해 대책사업을 마련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며칠 새 쏟아진 폭우에 피해를 본 황해남도 지역들에 대해 즉각적인 대책을 세우라는 위(북한 당국)의 지시로 도 당위원회가 최근 비상회의를 열었다”면서 “이에 따라 현재 대책사업이 집행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에서는 최근 내린 많은 비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내 통신기지들과 도로 및 철도가 마비되는 한편, 산사태가 발생해 50여 세대가 침수되거나 허물어지는 등의 피해를 받았다.

이에 도당은 긴급회의에서 우선 조사된 피해 세대들에 가구당 옥수수 17kg씩을 공급하고 도내 건설사업에 동원됐던 건설돌격대를 해당 지역에 즉시 파견해 당 일꾼, 주민들과 함께 무너진 주택과 축사를 부분 수리·보수하는 사업을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도당은 폭우로 지반이 무너져 푹 꺼지거나 진흙투성이가 된 일선 도로와 소달구지조차 다닐 수 없이 황폐화돼버린 농촌 길, 끊긴 철도 등을 일차적으로 보수하는 작업에도 인원들을 투입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곡창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도 안의 주민 세대 대부분이 식량이 부족한 상태인데, 이런 어려운 조건에서도 도당의 지시에 따라 피해복구 작업에 나섰다”며 “주민들 속에서는 냄새가 심한 도랑 수로 파기, 외부공동변소 퍼내기가 그중에서도 제일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당은 9월 1일부터 폭우로 인해 무너진 주택을 보수하고 건설하는 일에 중앙돌격대가 합세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하고, 주민들에게 장마철 피해와 관련한 도내 집단 보수공사장 동원에 잘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밖에 도당은 이번 회의를 통해 농장들에서 폭우로 무너진 도랑부터 먼저 정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논에 불어난 물빼기 작업에 나서 곡창지대로서 풍작에 지장이 없도록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농장에서는 농장원들을 2인 1조로 묶어 도랑 보수와 물빼기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장마에 따른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교대 감시를 조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한 리영남 기상수문국(우리의 기상청) 부대장은 “황해남북도 남부지역, 평안북도 산간지역 등에서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 부대장은 “앞으로 장마전선이 저기압골과 합류되면서 이보다 더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된다”며 “앞으로 위험성이 커가는 데 따라서 대책을 더욱 철저히, 더욱 강하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