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인권 셀프 옹호…현실은?

북한-UPR
한태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가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UPR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UN WEB TV 캡처

올해 71주년을 맞는 세계인권선언일(12·10)에 북한이 자국 인권 실태를 상세히 조명,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신문은 이날 ‘참다운 인권보장과 사회제도’라는 기사를 통해 “(북한은) 사회의 모든 성원들에게 정치적 자유와 권리, 로동(노동)과 생존의 권리, 교육과 의료봉사를 받을 권리를 비롯하여 사회적 인간의 권리를 전면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녀성(여성)들과 어린이들, 장애자들에대한 인권보장과 보호는 우리나라(북한)에서 가장 훌륭하게 실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 녀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고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는 힘 있는 사회적 역량으로 떠받들리우며 자기의 존엄을 당당히 떨쳐나가고 있다”며 “이 땅우(위)에 펼쳐진 녀성 존중의 대화원 속에서 우리의 각 계층 녀성들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교수, 박사로 값 높은 삶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왕으로 내세우는 우리나라(북한)의 방방곡곡에는 소년궁전, 소년단야영소가 있고 부모 없는 아이들도 육아원, 애육원, 초등학원, 중등학원에서 고아의 설음을 모르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장애자들도 국가적인 관심 속에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권리를 향유하고 있다. 장애자직업교육, 장애어린이교육과 합리적인 생활 조건을 보장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지난 2017년과 2015년 세계인권선언일에도 인권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다만 당시엔 외부에서 제기하는 지적을 ‘반공화국 인권 광란극’이라고 반발하는 모습이 강했으나 올해에는 여성, 아동, 장애인 인권 상황을 상세히 소개하는 데 집중한 모양새다.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1일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부위원장, 위원에 임명된 인사들. /사진=노동신문 캡처

그러나 노동신문의 설명과는 달리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4차 당대회를 통해 최선희, 현송월 등이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지만, 북한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는 “정치적·행정적 책임과 권한을 지닌 내각의 각료로 등용된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당중앙위원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백서는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를 기준으로 당 중앙위원회 위원 129명과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106명을 성별로 구분해 보면, 여성은 위원 4명(3.1%), 후보위원 3명(2.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민의나라
북한 대집단 체조 ‘인민의 나라’ 한장면. / 사진=서광 홈페이지 캡처

또한, 북한의 아동 인권 문제 역시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네덜란드의 ‘키즈라이츠재단(KidsRights Foundation)’이 지난 5월 발표한 ‘아동 인권 지표 2019’에서 도 북한은 181개 조사국 가운데 122위를 차지해 아동인권 수준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인권단체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가 지난달 발표한 ‘벗어날 수 없는 폭력 2019’도 “북한 내 만연한 폭력 문화가 아동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아동권리협약 및 기타 국제조약의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어,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 “北서 여전히 아동학대 일어나지만…상황 일부 진전되기도”)

국제사회도 북한이 자랑하는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에도 심각한 아동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내나라는 지난해 12월 ‘장애자들을 위한 학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선장애자보호련명 중앙위원회 기능공학교’를 자세히 소개했다. / 사진 = 내나라 홈페이지 캡처

장애인 인권 문제 역시 북한의 설명과 차이가 있다.

지난 2017년 북한을 방문한 카타리나 데반다스 아길라 유엔 장애인 인권특별보고관은 방북 후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장애인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하며 부정적인 인식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아동 및 장애인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