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학교들 마침내 개학… “의심증상 학생은 한 달간 자가격리”

'대소독' 실시한 뒤 3일 일제히 개학…밀린 수업에 학사일정 조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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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4일 전날(3일) 개학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북한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약 두 달간 미뤘던 소학교(초등학교)와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의 개학을 실시하고 새학년도 수업을 시작했다.

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고급중학교 3학년생 이하 학생들의 개학이 전날(3일) 일제히 이뤄졌다. 본보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당초 지난달 6월 1일 개학 지침을 내렸으나, 방역기관의 검열 결과 학교들의 전반적인 방역 및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긴급히 이틀 뒤인 3일로 개학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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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선전매체들도 개학 소식을 다뤘다. 메아리는 이날 ‘옥류소학교의 개학날’이라는 제목의 사진기사를 통해 “6월 3일 우리 공화국의 모든 소학교, 초, 고급중학교들에서 새 학년도 개학이 진행됐다”고 전했으며, 그보다 앞선 3일 우리민족끼리TV는 개학일 풍경을 담은 ‘시련을 딛고 찾아온 개학-강성조선의 밝은 미래’라는 제목의 1분 30초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과 영상 속 북한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실제 북한 당국은 개학을 앞두고 방역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방역소 사람들과 학부형과 상급생들이 국가에서 내려보낸 소독약과 소독제를 가지고 질적 방역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개학 이전에 마스크를 필참하고, 복도나 교실, 연구실, 자연실, 실험실, 소조실들에 들어오면 손소독을 하라는 것과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것 외에 휴식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불필요하게 무리지어 뛰어다니지 말라는 당부도 있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위협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여전히 우려를 내비치고 있지만,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 2일 사흘에 걸쳐 교육시설에 대한 대소독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방역 작업을 한 만큼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다소 누그러진 듯한 분위기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북한 당국은 각 학교별로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 경우 해당 학교의 관계자가 지역 진료소 인원들과 함께 사전 방문 점검해 상태를 확인하고 등교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문제가 있는 대상들은 약 한 달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며 “학교에 못 나가니 휴학을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게 아니라서 통보나 지시를 기다려봐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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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는 3일 1분 30초짜리 평양 서흥소학교 학생들의 등교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우리민족끼리TV 영상 캡처

북한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방학을 지금껏 네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교육성의 지시에 따라 중앙 및 지방의 대학과 고급중학교 3학년 졸업반 학생들이 지난 4월 17일 먼저 개학했고, 탁아소와 유치원생들을 포함한 나머지 학생들은 별도 지침이 내려질 때까지 줄곧 방학을 이어왔다.

마침내 이번 개학으로 북한의 모든 학교에서 새 학기 수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됐지만, 각 학교는 수차례 방학 연장으로 밀린 수업을 단기간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북한 당국은 수업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여름방학을 줄여 보충수업을 진행하라는 방침을 내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초·고급중학교는 원래 하루에 6시간 수업을 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8시간 수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오전에만 4시간 수업하던 소학교도 오후 수업을 2시간 더 하게 돼 6시간 수업으로 늘어났다”며 “토요일에도 원래는 오전 내에 수업과 정치행사가 모두 진행됐는데, 이번 학기에는 오전 수업을 더 늘리고 오후에 정치행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북한 당국은 현재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농촌지원전투에 학생들의 동원을 최소화할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학생들이 다른 시나 군, 리들로 농촌동원을 나가지 않도록 하고 불필요한 작업에도 동원시키지 말라는 교육성의 지시문이 전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