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염병 ‘성홍열’ 돌아…양강도 일대 국경봉쇄

▲ 혜산-창바이(長白)을 잇는 국경다리

양강도 혜산, 보천보, 백암 등 북부 국경일대에 전염병이 발생해 이 지역이 전면 봉쇄되었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이 25일 전했다.

서울거주 탈북자 김옥순(가명, 50)씨는 25일 혜산에 있는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요즘 ‘성홍열’이라는 전염병이 돌아 열차운행이 중단되고, 자동차도 들어오지 못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성홍열’은 8.15 해방 직후 일부 지역에 퍼진 바 있으나, 근 60년만에 재발생했다고 주민들이 입을 모은다는 것이 김씨의 전언이다.

김씨는 “주민들은 성홍열에 걸린 사람은 고열이 장기간 계속되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고, 페니실린(항생제)을 자기 몸무게만큼 맞아야 낫는다고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당국은 최근 국경을 봉쇄하고 혜산시 인민위원회 2부(보안성 산하 여행증명서 발급기관)는 주민들의 여행증 발급을 중단시켰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와 함께 철도성과 인민보안성 등은 열차, 자동차 등 교통수단들의 운행을 중지시키고 각 시군 보안서는 타지방 장사꾼들이 백암고개를 넘지 못하게 단속한다고 한다. 북한 보건당국은 ▲여행 금지 ▲발병자 접촉금지▲중국인들과의 거래 금지 등을 지시했다.

김씨 가족들은 “인민위 2부에서 11월 5일까지 여행증발급을 중지한다고 공시를 붙였지만, 그때까지 풀릴지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주민의 이동 및 여행제한의 여파로 인민폐 암시장 환율은 100 위안당 북한돈 4만원까지 치솟았고, 장마당 쌀값은1kg당 1,500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탈북자는 “핵실험 이후 중국으로 탈출하려는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당국이 이러한 확대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그는 “90년대 중반 식량난이 가증되자, 내륙지방 주민들이 국경으로 대거 몰려나온 전례가 있어 당국이 유엔결의가 내려진 이후 먹을 것을 찾아 국경을 탈출하려는 주민들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