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全軍에 ‘전쟁준비 완성’ 강조… “무력 통일관 변함 없어”

[2020 동기훈련 정치학습자료 입수] "적의 거짓웃음에 속지 말아야...군 투쟁과업 변치 않아"

올해 동기훈련 정치학습 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12월 시작된 동기훈련에 맞춰 전군(全軍)에 내부 분위기를 고취하면서 이번 훈련을 실전처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는 최근 들어 창린도 해안포 발사와 신형대구경 방사포 시험 사격 등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고도로 긴장시키고 있는 북한이 내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인민군의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데일리NK가 입수한 ‘전쟁 준비를 다그치는 것은 인민군대의 불변의 투쟁과업’이라는 올해 동기훈련 정치학습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인민군대는 전쟁을 위하여 존재하며 필요하다”면서 “인민군대가 전쟁 준비를 홀시하면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칠성판(관 속 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에 오르고 모든 것이 끝장나게 된다”고 했다.

자료는 또 “지금 적들은 겉으로는 거짓 웃음을 지으면서 우리를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침략적 흉계를 숨기지 않고 있다”면서 “적들의 심보는 이전 쏘련을 녹여낸 것처럼 우리를 사상적으로 무장해제시키고 저들의 침략 실현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말 시한’이 임박하는데도 아무런 카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발과 확실한 체제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비핵화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동기훈련 정치학습 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특히 자료는 “혁명 정세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무력(武力)통일관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바뀌여도 추호도 변할 수도 흔들릴 수도 없다”면서 “전쟁준비를 다그쳐 무력으로 적들을 쓸어버리고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 정세변화와는 무관한 인민군대의 불변의 투쟁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종의 ‘남조선(한국)을 향한 대적(對敵) 관념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도를 과감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 위원장의 ‘너절한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발언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군에게 ‘남측과 협력은 없다’는 메시지를 보다 강하게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고사령관(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결’이라는 북한식 선동선전도 빼놓지 않았다. 자료는 “전쟁준비를 다그치는 것은 수령 결사옹위의 역사적 사명을 다해나가기 위한 중차대한 요구”라면서 “수령의 안녕을 한목숨 바쳐 보위하는 데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의 성스러운 본령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군인들은) 하루빨리 자체의 힘으로 최후결사전을 위한 전쟁준비 완성에 계속 박차를 가함으로써 당과 혁명 보위의 전초병으로서의 본분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올해 동기훈련 정치학습 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한편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달 30일 17시부터 12월 첫째주까지를 특별경비근무기간으로 설정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3일 정도였던 특별경비기간이 배(倍)로 늘어난 것으로, ‘실전 같은 훈련’에 대한 마음가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번 훈련 기간 수시로 최고사령부 군사규율검열조나 총참모부 작전훈련국 검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