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엔 ‘납북은 날조’ 주장, 피해가족엔 ‘사망통지서’ 보낸 北



▲15일 오후 (사)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주최, 통일부의 후원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지승 데일리NK 기자

진행 :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15일 북한인권정보센터 대관실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전후 납북 피해자의 생사 확인과 납북가족의 연좌제 피해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이뤄져야한다는 취지아래 열렸는데요. 현장 다녀온 김지승 기자,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이번 토론회는 교도통신 지국장을 맡고 있는 아와쿠라 요시카츠 기자가 납북을 막지못한 책임,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이 납북자 실태와 문제점, 남장호 (사)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서울지부 이사가 납북자피해가족의 아픔은 진행형이다는 주제로 각각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북한은 1954년부터 한국 어민들을 납치했는데요. 총 3729명 중 3263명만 송환되었고, 466명은 아직도 억류 중입니다. 이외에도 KAL기 사건 등 총 516명이 북한에 억류되었습니다. 64년부터 75년 사이에만 2555명이 납북되었는데요.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면서도 한국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도 냈습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 대한민국에서 6.25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8년이 됐는데 여전히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한 가족들의 아픔과 생사확인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북한으로 납북된 3853명이며 이중에 미귀향된 사람은 516명입니다. 저는 북한에서 납북되어 있던 분들의 삶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역사가 더 말해줄 겁니다.

기자 : 또한 직접 인권유린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이한별 소장은 “북한정권은 납북자들에게 공식적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북한 정권이 이런 사람들을 활용하고 정권에 복종하게 만들었다”면서 “북한정권에 전향하지 않고 의지가 굳건하신 분들은 처형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의 빈자리로 인한 아픔이 치유되기도 전에 한국 정부로부터 연좌제를 당했다고 지적했는데요.

북한에 있는 납북자들은 정권으로부터 감시를 당했다면, 남한에 있는 가족들은 월북이냐, 납북이냐 그런 의심을 버리기 힘들고 심지어 취업에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는 가족들의 생사 확인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생의 생사확인을 알아봐주는 일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외에도 남장호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서울지부 이사도 “납북자 피해 가족의 아픔은 진행형이다”고 전했습니다.

[남장호 (사)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서울지부 이사] : 배로 비행기로, 해외에서 납치된 납북자는 우리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분들이었습니다. 이들이 납치된 그 순간부터 여기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은 고난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왔고, 납치된 사람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버님이 72년에 납치된 피해 가족입니다. 아버님은 북한 땅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병들고, 못 먹고, 그리움에 지쳐 병든 몸으로 당신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계셨습니다.

진행 : 이처럼 북한에 납북된 사람들은 가족에게도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은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하죠.

기자 : 남장호 서울지부 이사는 “전후납북자피해가족 단체와 북한인권시민연합에 협조하여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2013년에 1번, 2014년에 2번 유엔에서는 북한 당국에 제 진정서를 세 차례 보냈고, 2013년 1번 2014년 1번 2015년 7월 22일 답변을 해왔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북한 측에서는) 우리가 보낸 내용은 모두 허구이고, 날조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북한에는) 그런 사람 조차 없다라고 답변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5년 이산가족 상봉 때 아버님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처럼 남 이사는 무엇보다 북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북한은 유엔 측에는 그런 사람은 없다며 답장을 하고, 남 씨에게는 사망통지서를 보내왔다며 사망통지서를 흔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15일 오후 (사)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주최, 통일부의 후원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지승 데일리NK 기자

진행 :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생사확인도 되지 않아 답답하고 슬퍼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오히려 월북을 한 것이 아니냐며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해야할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남장호 서울지부 이사는 정부가 가족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면서 노력해주길 간곡히 요청했는데요. 그는 “납치 피해 가족들은 수십 년간 감시와 통제 속에 살아왔습니다. 이것은 연좌제입니다”면서 “납치된 부모, 형제, 자식을 기다리다가 자살한 가족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권은 몇 번이고 바뀌어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정권은 없었다”면서 “정부는 가족들의 희망인 생사확인과 송환에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 : 어업을 하다가 납북돼 미송환된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오히려 조업에 나선 이들을 처벌했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 교토통신 아와쿠라요시카츠 기자는 해군, 해경이 한국어선 납치를 막지 못한 실태를 숨기고 그 책임을 어민으로 전가시켰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한해 760명이 납북됐고 그중 80~90%는 송환됐지만, 700여 명의 납북을 막지 못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면서 “돌아온 사람들을 처벌하고, 그런 인식이 북에 억류되어 있는 피해자분들에게도 고스란히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유가족분들에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했는데, 국가가 지키지 못했던 납북 피해자 가족분들에게도 같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납북자 현황과 관련해서 생사확인과 송환이 가장 중요한데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상당한 노력을 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북측에서 납북자 문제를 공식 인정하지 않아 높은 수준에서 해결하는 게 한계가 있다. 정부도 많은 것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15일 오후 (사)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주최, 통일부의 후원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지승 데일리NK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