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DJ 비자금 6조 이희호 여사 쪽으로 흘러가”

전날 대검찰청 국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100억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을 공개했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21일 “검찰에서 의지가 있다면 특별 전담팀을 꾸려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6년 3월 초 검찰 관계자로부터 100억원짜리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CD)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며 “당시 검찰관계자 말은 중소기업은행 관계자가 CD 사본을 제시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비자금인데 사법 문제가 되면 내가 증언도 하겠다. 전직 대통령이 이럴 수 있느냐’며 울분어린 제보를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중수부에서 신한은행 설립 당시의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내사를 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의 비자금이 조성돼 그 문제에 대해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었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개입했고, 또 이희호 여사 쪽으로 자금이 흘러나간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비자금 규모에 대해 “2조원, 2조원, 2조원 해서 모두 6조원이라는 이야기였다”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내사를 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을 검찰이 파헤칠 때는 국내자금이어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김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는 전부 해외 계좌와 연결돼 있다”며 “필요하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와 사법처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의원직을 걸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제보 받은 경위, 이것이 진실이라고 판단하게 될 근거가 납득할만하지 않나”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의원직까지 연결시킨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직을 희화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 측은 주 의원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즉각 밝히고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 의원이 어제 국정감사와 오늘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 내외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한 것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주 의원이 원외에서 발언을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고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주 의원이 20일과 21일 한 발언 내용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주 의원의 주장 대부분이 미국에 있는 일부 무책임한 교포신문들이 수년 동안 거듭 주장해 온 허무맹랑한 내용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일부 언론도 이를 받아서 썼다가 법정에서 패소했고, 사과와 정정 보도를 한 일도 있다”며 “김 전 대통령 내외는 단 한 푼도 부정한 비자금을 만든 일이 없고,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