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일부 지역의 노년층 주민들 사이에서 김일성 집권 시기와 현재를 비교하며 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김일성 사망 32주기를 맞아 매체를 통해 김일성의 업적과 생전 활동을 부각한 가운데, 김일성 시대를 겪은 주민들은 “그때는 그래도 살기 좋은 세상이었다”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말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얼마 전 수령님 서거일(7월 8일)을 맞으면서 평성시의 나이 든 주민들 사이에서 ‘수령님(김일성) 시대가 그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당시와 현재의 생활 형편을 비교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일성 사망일인 지난 8일 북한 노동신문은 2면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쌓으신 만고불멸할 업적이 있어 부강번영하는 우리 조국의 오늘이 있다’는 표제로 된 기사들을 여러 개 게재했다.
이를 통해 신문은 “당 건설과 국가건설, 군대강화, 인간개조와 사회변혁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서의 사상이론적 지침들, 투쟁원칙과 방법론들을 확립해주신 위대한 수령님”, “조국이 해방된 직후부터 위대한 생애의 마지막 시기까지 조국과 인민을 위해 이어가신 현지지도 노정의 총연장 길이는 144만 5000여 리”라며 그의 업적과 헌신을 부각했다.
이런 가운데 이 보도를 접한 주민들, 특히 김일성 시대를 직접 겪은 노년층 주민들은 “그때는 사람 사는 맛이 났다”, “사람들 인심도 정말 좋았다”, “명태가 썩어날 정도로 많았다”라는 등 과거를 떠올리기도 하고, 심지어 일부는 “수령님이 돌아가기 직전에 곧 통일이 된다는 소문까지 돌아 앞으로는 잘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컸다”는 말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금은 먹고살기도 힘든 데다 서로를 믿지 못한 채 늘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누가 감시할지 몰라 항상 주변을 살피게 된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모두가 칼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의 삶과 비교해 한탄을 쏟아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사람들의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며 “수령님의 유훈처럼 입쌀에 고깃국은 먹지 못하더라도 강냉이(옥수수)밥만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수령님 시대를 직접 경험한 주민들은 현재 대부분 노인들로 생계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젊은이들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한 푼이라도 벌 수 있지만, 노인들은 육체적으로 따라주지 않는 형편이어서 생계난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더욱 현실에 대한 비관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국은 김일성의 업적과 헌신을 띄워 내부 주민 결집을 유도한 것이겠지만, 오히려 김일성 시대를 직접 경험한 노년층일수록 과거와 현재의 삶을 비교하며 오늘의 현실에 낙심하고 불만족하거나 불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응은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국경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국경 지역의 노년층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령님 시절에는 중국이 우리(북한)보다 생활 형편이 더 어려워 중국인들이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건너와 우리나라 물건을 사갈 정도였다”는 말도 나왔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수령님의 생전 활동을 담은 기록영화가 방영되면서 이를 접한 노인들이 당시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그때는 중국이 못살았는데 지금은 중국이 눈에 띄게 발전했고, 훨씬 잘살지 않느냐’, ‘우리나라는 아직도 끼니 걱정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오히려 뒤처지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양강도 소식통은 “일부 노인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시기 가운데 ‘수령님 때가 가장 좋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돈이 없으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에서 앞으로의 삶에 희망을 갖지 못하다 보니, 그나마 형편이 나았다고 기억하는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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