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시 어민들 연료난에 오징어 조업철 앞두고 시름 깊어져

유류 물량 부족 심각해 출어 준비에 난항…건조 임가공으로 생계 잇던 주민들도 타격 예상돼

북한어선
북한 서해지구 인민군대 수산단위의 어선. /사진=노동신문 화면캡처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어민들이 7월 말부터 본격화하는 오징어 조업철을 앞두고 연료난에 시달리면서 출어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진시 주민들의 주요 생계 수단인 오징어 조업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어선들의 동해 수역 유입까지 겹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청진시 어부들이 낙지(오징어)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준비물인 기름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돈이 있어도 물량이 부족해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는 1㎏당 북한 돈 8~9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보다 물량 부족이다. 오징어 조업을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연료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시장에 공급되는 유류량 자체가 많지 않아 어민들이 출어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청진에서 오징어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라 주민들의 반년 살림을 책임지는 생계 기반으로 여겨진다. 어민들은 여름철 잡은 오징어를 건조해 보관했다가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 내다 팔아 식량과 생필품을 마련해 왔다.

오징어 건조 임가공 또한 청진시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주민들은 조업을 마친 어선이 입항하기를 기다렸다가 오징어를 넘겨받아 말리면서 가공비를 버는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연료난으로 조업 환경 악화는 물론 청진시 주민 전반의 생계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과거에는 일부 어선들이 러시아 인근 수역까지 나가 많은 양의 오징어를 잡아 왔지만, 이제는 연료 부족으로 먼바다까지 나가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대부분의 어선은 청진 앞 동해 연안에서만 조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현지 주민들은 연안 조업만으로는 예년 수준의 어획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대형 어선들이 북한 동해 수역에 들어와 싹쓸이 조업을 하면서 어획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주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소식통은 “기름이 부족해 먼바다에도 나가지 못하는데 중국 어선들 때문에 가까운 바다에서도 잡을 물량도 많지 않아 올해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청진시 어민들은 오징어잡이가 1년 생계를 좌우하는 만큼 출어를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연료를 마련하지 못하면 조업 자체가 어렵고, 어렵게 출어하더라도 어획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은 오징어를 잡아도 예전처럼 충분한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벌써부터 다른 생계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 (오징어) 조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부들뿐만 아니라 건조 작업을 하던 주민들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제는 수산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가발 원자재 가공이나 다른 임가공 일감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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