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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납북자 가족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납북자의 생사확인을 요청하는 열 번째 편지를 올렸다.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회장 이미일) 소속 회원들은 24일부터 납북 사건의 경위와 가족들의 삶을 담은 편지를 작성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연일 게시하고 있다. 이들은 설 연휴까지 총 15편의 편지를 올릴 계획이다.
납북자 가족들의 편지 곳곳에는 가족을 잃고 56년 동안 살아온 아픔과 설음이 깃들어 있다. ‘생사확인만이라도’라는 가족들의 절절한 사연을 접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이미일 회장은 편지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족의 생사확인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남북화해의 걸림돌이 된다며 정부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6.25 전쟁 납북사건은 과거사가 아니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인권피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북측의 납치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가정을 말살한 극심한 인권유린”이라면서 “인권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시는 대통령께서 생사확인만이라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길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지방 검찰청 부장검사로 재직중 납북된 이주신 씨의 아들 경찬 씨는 편지에서 “납치 사건의 범죄주체인 북한 정권이 아직까지 그대로 있고 피해자 가족들도 엄연히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납치사건은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나 피해가족 어느 누구에게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는 “2000년 이후 관광객이 금강산에 가고, 북측의 이산가족이 서울로 오고, 비전향 장기수도 가족품으로 돌아갔다”며 “이젠 납북자 가족들에게 기회를 달라”며 읍소했다.
편지를 쓴 15명의 납북자 이외에도 당시 납북인사는 수 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협회측은 보고 있다. 이들 중에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무원을 비롯해 언론인, 애국 기업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 납북자의 실태파악 및 생사확인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국가를 상대로 500-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한편,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이 지난 15일 아버지 최종석 씨(61)의 송환을 촉구하는 편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청와대에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편지를 게시한 이후 청와대로부터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5월까지는 정부가 납북자와 아버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