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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납북자 가족들의 반세기를 넘는 아픈 사연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 소개된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李美一) 이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 한국전쟁 당시 납북 실태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 동아태소위 주최로 열리는 이번 청문회는 ‘북한: 인권증진과 국제적 납치 문제’라는 주제로 북한의 외국인 납치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이 이사장은 청문회에서 한국전쟁 중 납치된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해 미국이 나설 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또 1950년 납북된 이 이사장의 부친 이성환 씨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한국전쟁 당시 8만여 명의 민간인을 납치한 북한의 만행을 폭로한다.
이 이사장은 미리 배포한 증언문에서 “한국전쟁 중 북한이 강제로 납북된 아버지와 아들, 남편 등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가혹한 납치의 비극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세계 어디에도 이토록 장구한 세월, 56년간 생사확인조차 없는 반인륜적 피해 사례는 찾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자국민을 끝까지 보호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굳건한 자세와 의지가 우리는 너무나 부럽고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제 시간이 없다”고 말한 이 이사장은 “부티 우리의 애타는 소원인 피랍치자의 생사확인이 가능하도록 미-북 협상자리에서 한국전쟁 납북자의 생사확인을 거론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미국만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우방”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28일에는 미 의회 웨스트프런트에서 열리는 ‘북한자유주간’ 집회에 참석해 전쟁 당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호소문을 낭독한다.
한편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와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 이재근 씨 등 귀환납북자 4명은 24일(현지시간) 유엔본부 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HR) 관계자를 만나 호소문과 납북자 명단을 전달하고 도움과 관심을 요청했다.
특히 이들은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 납북자 김영남 씨의 송환에 유엔이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유엔 방문에 이어 25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미국내 북한관련단체들은 22일부터 30일까지를 ‘북한자유주간’으로 선포하고 워싱턴 일대에서 탈북자 및 납북자 문제, 북한인권문제 등을 부각시키기 위한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