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몰래 빼돌린 고급중학교 학생 3명, 연말까지 방과 후 노동

담임교사도 군당의 추궁 받아…일부 농장원 "간부들 빼돌리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 학생들 두둔

감자수확
북한 양강도에서 농장일꾼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화면캡처

함경남도 장진군의 한 농장에서 감자 수확에 동원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 3명이 감자를 몰래 빼돌렸다가 발각돼 문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2일 “장진군 한 농장의 가을걷이에 동원된 고급중학교 2학년 학생 3명이 수확한 감자를 도둑질하다 발각됐다”며 “이에 이 학생들은 군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조직에 불려 가 비판서를 쓰고 연말까지 방과 후 노동을 하라는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농장에서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른바 ‘가을걷이 전투’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인근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이달 초까지 농장의 감자 수확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몇 명씩 조를 이뤄 수확한 감자를 마대나 양동이에 담아 농장이 지정한 장소로 옮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 3명이 농장원과 다른 학생들의 눈을 피해 감자를 따로 모아뒀다가 학교로 몰래 가져갔는데, 결국 한 농장원에게 걸리고 말았다.

결국 이 학생들은 군 청년동맹에 넘겨져 비판서를 쓰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수업이 끝나면 군 청년동맹에 출석해 사상교양을 받고, 청년동맹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일까지 하게 됐다.

소식통은 “학생들은 농장은 물론 건설장에도 나가 일하게 될 수도 있다”며 “어디로 보내지든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방과 후 노동보다 이번 일이 조직생활카드에 기록되는지 여부”라며 “감자 유출 사건이 학생들의 사상 동향을 기록하는 카드에 남으면 향후 군입대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해당 농장의 일부 농장원들은 “농장 간부들이 빼돌리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인데 방과 후 노동 조치는 다소 과하다”며 학생들을 두둔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이 학생들의 담임교사 역시 학생들을 제대로 교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군당에 불려 가 추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 교사는 맡고 있는 학급을 내놓으라는 압박까지 받았다고 한다. 북한의 교사들은 학급 담임을 맡아야 학부모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할 수 있기 때문에 ‘학급을 내놓으라’는 말은 그만큼 교사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군당은 학생들이 담임교사의 식량을 마련해 주려고 감자를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강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군당은 학생들이 도둑질을 했으면 다른 곳으로 빼돌리지 왜 학교로 가져갔겠냐며 교원을 의심하고 있다”면서 “농촌 동원을 나가면 교원들은 ‘조절’(몰래 빼돌리기)을 통해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데, 여기에 학생들을 이용한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생 3명은 비판서를 쓰면서 일부는 집에 가져가 먹고 일부는 시장에 내다 팔려고 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담임교사 역시 자신은 학생들의 감자 유출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결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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