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세관을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배터리를 보내는 게 가능해지면서 북한 측의 배터리 주문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화재 위험에 따른 까다로운 통관 절차로 실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북중 무역 사정에 밝은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측 무역회사들이 12~30Ah급 중소형 배터리를 비롯한 각종 배터리 주문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북한 내에서 전기 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 이용이 늘어난 데다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려는 가정과 사업장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요즘 북한 쪽에서 주문받는 품목 가운데 배터리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전기자전거나 전기 오토바이에 쓰는 것뿐 아니라 집에서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해 두고 쓰려는 사람들도 많아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북한에서 중소형 배터리는 이동 수단뿐 아니라 조명과 액정 TV, 소형 전자기기 등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핵심 생필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은 공식 통관 거래가 제한돼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공식 통관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누적돼 있던 수요가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에게 먹고사는 문제 다음으로 누구나 탐내는 게 전기”라며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해주는 게 배터리이니 찾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공식 통관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해서 배터리를 자유롭게 북한으로 들여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배터리는 보관·운송 과정에서 충격이나 과열 등으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중국 측에서도 주의가 필요한 특수 화물로 취급하고 있으며, 실제 통관 과정에서도 일반 화물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단둥세관의 보세창고에서는 북한으로 출하 대기 중이던 배터리가 폭발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 7월 출하를 기다리던 배터리가 터지면서 불이 난 일이 있었다”며 “이전에도 크고 작은 유사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배터리는 다른 물건보다 수속을 더 까다롭게 본다”고 말했다.
현재는 북한 내 여러 무역 단위나 수요처의 주문을 한데 모아 일정 규모의 물량을 확보한 뒤 이를 하나의 화물로 묶어 필요한 절차를 거쳐 통관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배터리는 몇 개씩 주문받아 아무 차에나 싣고 갈 수 없다”며 “여러 주문을 모아 한 번에 물량을 만들고 필요한 수속을 갖춰 통관시키는 식이라 개별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의 수요에 맞춰 바로바로 보내기는 어렵다”고 했다.
결국 공식 통관 거래의 길이 열려 북한 측의 배터리 주문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위험물이라는 특성과 까다로운 통관 절차로 인해 수요 증가가 곧바로 원활한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북한 내에서 전기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 등 전동 이동 수단의 이용이 늘고 있는 데다 태양광 패널과 축전지를 활용해 가정에서 필요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어 배터리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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