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하반기 경제계획 수행과 간부 기강 확립을 내세워 러시아에서 들어온 연료의 불법 유통과 암거래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유통된 연료는 전량 회수해 국가에 귀속시키고, 암거래에 연루된 간부들은 법적 처벌에 재산 몰수까지 예고해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7일 평안남도 인민위원회에 만성화돼 가고 있는 간부들의 뇌물수수와 비사회주의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를 뿌리 뽑으라는 내용의 내각 사무국 명의 지시문이 하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문은 지난달 25일 내각 등 경제지도기관들의 책임성을 강조한 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계기로 내려졌다. 내용에는 하반기 국가 경제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동시에 간부 기강 쇄신을 위한 고강도 통제에 돌입할 데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지시는 도·시·군 당위원회 간부들과 인민위원회 산하 부서 책임자, 당 세포비서 등에게 일제히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에는 지방 간부들이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뇌물을 요구하거나 개인적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내각의 단호한 입장이 강조됐다. 특히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반입된 액화가스와 휘발유, 경유 등 연료의 불법 유통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로씨야(러시아)에서 들어온 전략 유류들이 국가 유통망을 벗어나 간부들의 비호 아래 평양과 지방의 개인 사택이나 밀매상들에게 흘러 들어가 비싼 가격에 암거래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를 올해 하반기 안에 완전히 뿌리 뽑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내각은 시·군 인민위원회와 안전기관이 합동 단속조를 꾸려 국가 유통망 밖으로 흘러 나간 연료를 찾아내 전량 회수하고, 회수한 연료는 국고에 반납하도록 했다.
또한 연료 유출이나 암거래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된 간부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강도 높은 법적 처벌은 물론 재산 몰수라는 극단적 방침까지 내걸었다.
이번 지시문에 따라 현재 평안남도에서는 주요 도시의 유류 저장시설과 운송망, 시장 주변에서 연료를 판매·보관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기관의 불시 검열이 전면 개시돼 지역 사회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한다.
간부들은 부정부패 문제에 특히나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평소 주민들의 편의를 봐주고 돈이나 물건을 받아 부정 축재한 간부들이 이번에 크게 문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검열이 지방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던 연료가 대거 회수되면 지방의 물류 여건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로씨야에서 기름이 들어온 덕분에 지방에서도 차량들이 움직이고 장마당 물류도 돌아간다고 말한다”며 “그런데 기름을 모조리 회수한다고 벼르고 있으니 지방 경제와 주민 생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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