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군무에 매료된 北 청소년들…‘춤 과외’ 사교육 유행

현대식 춤 배우기 유행처럼 번져…과외비 부담 적고 조직 내 눈도장 효과에 부모도 환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1일 ‘2026년 신년경축공연’이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춤 과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을 갖추고 역동적인 동작을 곁들여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세련된 무대 영상이 청소년들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현대식 춤이 새로운 사교육 분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2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신의주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른 동작이 결합된 현대식 춤을 배우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요즘 텔레비전이나 녹화물을 통해 예전보다 동작이 훨씬 활발하고 화려해진 공연을 자주 접하게 된 영향으로 현대식 춤을 배우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춤 과외는 다른 사교육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소식통은 “외국어나 컴퓨터 같은 전문적인 기술과 비교하면 춤 개인 교습에 드는 비용은 대략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가르치는 사람도 교습생을 쉽게 모을 수 있고 배우려는 사람도 부담이 적어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렇게 현대식 춤을 배우려는 청소년들이 워낙 많다 보니 개인 과외를 넘어 최근에는 소규모 그룹 과외도 점차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사회 특유의 조직 문화도 춤 과외 성행에 한몫하고 있다. 각 단위에서 때마다 오락회나 각종 예술공연이 자주 열리다 보니 춤 동작이나 박자 감각을 익혀두면 활용할 기회가 많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춤 과외가 떠오르는 요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어디를 가든 오락회나 공연 같은 자리가 많으니 일찍이 춤을 좀 배워두면 나쁠 게 없다고 여긴다”며 “춤을 잘 추면 학교에서도 후에 직장에서도 단번에 눈에 띌 수 있어 부모들도 춤 개인 교습을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 문화의 유입·침투를 경계하며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 당국 입장에서도 북한식으로 재해석한 ‘우리식 현대무용’에 청소년들의 관심과 시선이 쏠리는 현상이 오히려 반가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한국식 춤을 따라 하지 말라고 무조건 단속하는 것보다 차라리 우리식의 현대적인 춤을 가르치는 게 청소년들의 사상 통제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며 “그래서인지 춤을 배우러 다니거나 따로 개인 교습을 받는 것에 대해 학교나 청년동맹 조직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청소년들의 욕구를 무조건 억눌러 이탈하게 만드는 대신 허용 범위 내의 북한식 현대적인 춤을 배울 수 있게 숨통을 트여놓는 일종의 관리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처럼 춤이 북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교육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민속무용, 예술체조 기반이었던 북한의 공연예술 문화가 향후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주목된다.

Previous article법기관 간부 가족 장사 행위 금지…오히려 ‘음성화’ 부추길까?
Next article지방발전 건설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 영양실조 문제 부각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