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기관 간부 가족 장사 행위 금지…오히려 ‘음성화’ 부추길까?

가족이 장사하다 적발되면 해당 간부 해임·철직하겠다 경고…사적 이익 추구 겨냥했지만 의문도 남아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보위부와 안전부, 검찰 등 법기관 간부 가족의 장사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해당 간부를 해임·철직하겠다는 강력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전에도 간부 가족들이 직접 장사에 나서기보다 동업자를 내세우거나 뒤에서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오히려 이들의 활동을 음성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달 초 도 당위원회가 보위, 안전, 검찰 등 법기관 간부들의 가족의 장사를 금지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면서 적발 시 해당 간부에게 책임을 물어 해임·철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도내 법기관들이 곧장 회의를 열어 지시 내용을 간부들에게 전달하면서 현재 간부 안해(아내)들이 매우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 북한 당국이 법기관 간부 가족의 장사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가족이 장사하다 적발되면 해당 간부를 시에서 군으로 좌천시키거나 상대적으로 이권이 적은 부서로 보내는 등의 처벌로 해당 문제를 다뤄왔다.

그럼에도 국가 배급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자, 법기관 간부 가족들의 장사 행위는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간부 아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뒤에서 자금을 대는 ‘큰손’ 형태로 진화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이 배급을 전혀 받지 못할 때 법기관 간부들은 본인 몫의 배급이라도 비교적 꾸준히 받았고, 간부 안해들은 남편을 등에 업고 차판 장사나 금속 거래처럼 수익 규모가 큰 불법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며 “남편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멍청이’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간이 흐르며 안해들은 직접 장사에 나서기보다 다른 상인과 동업하거나 믿을 만한 사람을 앞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움직였다”며 “불법 장사는 든든한 뒷배가 있어야 하는데 남편이 뒤에 있으니 뇌물 지출을 줄일 수 있고, 단속에 걸려도 물건을 동업자 몫으로 돌리고 자신은 쏙 빠져나오는 수법으로 재산을 불려왔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동업 관계는 상인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자금은 있지만 권력이나 인맥이 부족한 이들이 법기관 간부 가족과 손잡고 보호막을 제공받으며 수익을 나눠가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지시는 권력을 악용한 법기관 간부 가족의 사적 이익 추구와 부 축적 관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부에서는 간부 가족의 장사 행위가 완전히 사라지기는커녕 수법이 더 은밀해지는 ‘음성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식통은 “이미 장사를 통해 돈을 벌고 재산도 늘렸는데, 이제 와서 장사를 하지 말라고 접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앞에 사람을 내세우고 뒤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식으로 장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년보다 물가가 올라 법기관 간부 가족도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위에서 지시한다고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금지해서 정말 장사를 못 하게 되면 오히려 일부 법기관 간부들이 부족한 수입을 채우기 위해 주민들의 ‘주머니 털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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