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정식 무역기관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도록 대외무역 구조를 재편하며 무역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 개별 무역업자들에게 예외적으로 허용됐던 중국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이들이 구축해 온 거래선도 하나둘 끊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신의주시 등 중국 접경지역에서 임가공 무역 등을 위해 중국 측 대방(무역업자)와 소통해 온 북한 무역업자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납기와 품질 등 세부적인 사항을 중국 대방과 수시로 협의해야 하는 무역업자들에 한해 보위기관에 사전 등록한 중국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등록된 중국 휴대전화마저 전량 회수되는 조치가 단행되고 있다.
소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전후로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금지 지시가 내려온 뒤 한동안은 ‘분위기를 보자’며 지켜보는 정도였지만, 지난달부터는 아예 회수 조치가 시작됐다”며 “등록되지 않은 손전화는 알아서 없애라는 귀띔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무역업자들은 보위원들과의 인맥을 활용해 중국 휴대전화를 등록하지 않고 사용해 오기도 했는데, 보위원들이 “이제는 봐줄 명분도 없어졌고 적발 시 감싸주기 어려우니 미등록 손전화는 아예 흔적을 없애라”고 당부할 만큼 분위기가 한층 엄혹해졌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보위부(現 정보부)에 사업상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고 중국 손전화를 등록해 쓸 수 있었으나 이제는 불가능하다”며 “개인이 직접 중국 대방과 연락할 필요가 없도록 대외 거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히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단속할 목적이 아니라 대외무역의 주체를 ‘개인’에서 ‘국가’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 개혁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무역업자가 중국 대방과 직접 접촉해 물품 가격과 납기 등을 협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중국에 탄탄한 거래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무역업자 개인의 경쟁력과 영향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주문과 결제, 발송, 취소 등 무역 전반을 전산화하고 대외경제성의 비준을 거쳐 지정 무역기관을 통해서만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체계가 구축되면서 무역업자 개인이 중국 대방과 직접 접촉할 여지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에는 누가 중국에 어떤 대방을 가지고 있느냐가 권력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며 “중앙의 승인에 따라 지정 무역기관이 물건을 주문하고, 발송하면서 무역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개인은 생산·가공 부문만 담당하고 거래 상대를 찾거나 가격을 협의해 직접 주문을 받는 일은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개별 무역업자들을 통해 이뤄지던 대외무역을 국가 관리 체계 안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개인의 대중 무역 네트워크는 급격히 약화될 전망이다. 외부와의 직접 접촉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비공식 거래망이 국가에 편입될 경우 북한 내 유통 및 생산 질서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