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냉풍기 가동되는 커피·찻집으로 몰려…업주들은 골치

음료 한 잔 시켜 놓고 몇 시간씩 앉아있는 것은 기본…이용 시간 제한·음료 가격 인상 등 고민

북한 평안남도 개천시에 위치한 한 커피숍에 걸려 있는 간판. /사진=데일리NK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냉방이 되는 커피집과 찻집, 맥줏집 등 북한의 신식 상업봉사시설이 주민들의 피서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음료 한 잔만 주문한 채 수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이 늘면서 업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0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냉방 설비를 갖춘 신의주시 시내의 현대식 상업봉사시설들이 최근 무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이는 최근 북한 당국이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일부 상업봉사시설에 대한 전력을 보장해 주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로 신의주시 시내 일부 상업봉사시설들은 당국이 주민용 전력 공급망을 조정해 보내주는 전기를 받고 있고, 자체적으로 발전기와 태양광 설비까지 동원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냉방기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가정에는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선풍기조차 돌리기 어려운 반면, 상업봉사시설은 에어컨까지 가동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운 요즘은 냉풍기(에어컨)가 있는 커피집이나 찻집이 최고의 피서지”라며 “밖에서 땀을 흘리다가 안으로 들어가 시원한 바람을 쐬면 주민들이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냉방기기가 가동되는 상업봉사시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전력난으로 일반 가정에서 냉방기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조금이라도 전기가 오는 커피집이나 찻집, 맥줏집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무더위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이런 상업봉사시설은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지만, 최근에는 커피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려는 목적보다 우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급격히 늘면서 시설 운영자들이 상당히 골치아파 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손님들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 자리 회전율이 떨어져 새로운 손님을 받기가 어려운데, 그렇다고 기존 손님에게 자리를 비워 달라고 요구하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커피나 차를 한 잔만 주문한 뒤 몇 시간씩 앉아 있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한나절 내내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며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번 가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주들 사이에서는 손님을 골라 받아야 하는지, 이용 시간을 제한해야 하는지, 아니면 음료 가격을 올려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이 많다”며 “손님들이 음료를 마시러 오는 것보다 냉풍기 바람을 쐬러 오는 경우가 많아 영업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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