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지역 간 거래나 불법 장사를 하는 주민들이 유선전화와 손전화(휴대전화) 도청으로 단속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암어를 쓰거나 타인 명의의 심(SIM)을 이용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평안북도 내 시·군 지역들에서 보위부의 전화 도청이 심해져 주민들이 가능한 통화하지 않고 민감한 내용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통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면 암어를 사용해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보위기관의 통신 감시는 과거에도 존재했으나 최근 주민들이 체감하는 정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께 구성시의 금 장사꾼 A씨는 양강도 주민과 통화한 뒤 보위부로부터 단속을 당했다. A씨는 보위부의 관리 대상에 올라 있긴 했으나 뒷배가 있어 이를 믿고 장사를 계속해 왔는데, 최근 보위원들이 A씨의 집에 갑자기 들이쳐 가택수색을 진행해 외화와 내화를 모두 압수해 갔다고 한다.
현재 A씨는 보위부에 연행된 상태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만 달러 규모의 현금이 압수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소식통은 “A씨가 거래 대금을 받을 돈데꼬(송금 중개인)의 연락처와 주소를 전달받는 과정이 도청돼 단속된 것으로 안다”며 “보위부가 관련 전화번호를 추적해 돈데꼬를 먼저 조사했고, 이후 A씨의 집까지 들이닥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화 한 통이 단속의 단서가 되면서 송금 중개인과 거래 당사자가 줄줄이 조사·연행되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이 사건은 평안북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며 통신 감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집전화든 손전화든 도청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민은 없을 것”이라며 “안부 인사 정도만 전화로 하고 민감한 내용은 직접 만나거나 암어를 사용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은 “보위부가 CCTV나 다름없다”, “사람이 움직이면 따라붙고 통화하면 내용을 듣고 들이닥친다”라며 통신 감시 강화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화는 아예 안 하는 것이 상책이다”, “차라리 손전화를 팔아먹어야겠다”, “비싼 돈 주고 전화기를 샀는데 도청이나 당하니 전화할 때마다 죄를 짓지 않아도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다만 A씨와 같이 불법 장사로 먹고사는 주민들은 통화로 물품 거래나 운송, 송금 과정에서 연락처와 주소 등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전화 사용을 완전히 중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소식통은 “전화는 장사의 필수 수단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전화는 시한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특히 손전화는 위치 추적까지 가능해 감시의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타인 명의의 전화 심을 구하려는 주민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도 완전한 안전장치는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심을 바꿔서 전화를 쓰더라도 통화 상대와 내용이 추적되면 결국 단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도 이제는 대놓고 ‘다 보고 듣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식”이라며 “주민들도 통신 감시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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