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언니 빈자리 채운 동생…형부와 가정 꾸린 사연 ‘화제’

시한부 언니와 어린 조카 지극정성으로 돌봐…언니 사망 후 동네 어르신들 권유에 결국 살림 합쳐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사망한 언니의 빈자리를 채우려 형부와 가정을 꾸린 한 여성 주민의 사연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2일 “황주군 읍 농장에서 일하는 분조장 김모 씨가 오랜 투병 끝에 사망한 아내의 여동생, 즉 처제를 후처로 맞이한 사연이 주민들 속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김 씨의 아내는 갑작스럽게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이미 병세가 악화해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이며, 남은 수명이 1년 남짓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농장 일과 투병 중인 아내 간병, 어린 자식 양육까지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된 김 씨는 결국 가까이에 있는 처가에 가서 아내와 자식을 돌봐달라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장모 역시 건강이 좋지 않았기에 시선은 처제에게로 쏠렸다.

처제는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언니 가족을 돌봐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는 어렵게 결심을 내려 아예 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겼고, 그때부터 언니와 조카를 돌봐왔다.

의료진의 예상과 달리 언니는 동생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2년을 더 버텼으나 결국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장례가 끝난 뒤에도 처제는 홀로 남겨진 어린 조카가 눈에 밟혀 차마 언니 집을 떠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남편이 새 아내를 맞으면 아이가 이붓엄마 밑에서 서럽게 살게 된다. 내가 죽은 다음에 네가 시집을 가더라도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언니의 유언이 그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에 처제는 그 이후에도 계속 언니 집에 머물며 조카를 챙겼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른 뒤, 엄마를 잃은 아이가 이모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놓지 못하는 것을 눈여겨 본 동네 어르신들이 느닷없이 처제를 불러 “형부의 후처가 돼 함께 사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 들어 권유에 나섰다.

동네 어르신들은 “농장 분조장인 김 씨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는데 품행이 단정했다”며 처제를 설득했고, 동시에 김 씨에게도 “생판 모르는 남을 들이는 것보다 처제와 살림을 합치는 게 아이를 위해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를 전해 듣고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했던 장모도 고심 끝에 두 사람의 결합을 허락했다. 그렇게 형부와 처제는 함께 살림을 꾸리게 됐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도 특히 농촌에서는 언니가 죽으면 처제가 가정을 이어받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며 “국가에서도 이에 대해서만큼은 특별하게 법적으로 단속하거나 하지 않는 분위기라 두 사람은 정식으로 살림을 합쳤고, 이 사연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주민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