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 파견된 자국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보위원을 기존 대비 최대 4배까지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외부 정보 접촉과 이탈 시도가 늘어나면서 감시 구조를 손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성은 해외 파견 보위원 인력을 크게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처럼 파견 노동자가 많은 지역은 최대 4배까지 증원한다는 계획이며, 중동 등 제3국에도 2인 1조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고 있다.
기존에는 보위원 1명이 300~500명의 노동자를 관리하는 구조였지만, 외부 콘텐츠 시청, 불법 휴대전화 사용, 탈북 시도 등의 사례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1명이 감당할 수 없다는 내부 여론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가보위성은 감시 체계 개편 작업에 착수했고, 8월 중 1차 안을 마련한 뒤 9월 9일(북한 정권수립일)까지 최종안을 비준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해외 파견 보위원 인력을 매우 제한적으로 운영해 왔다. 감시에 드는 인건비와 자원을 아끼기 위해 노동자 수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의 보위원들을 배치한 것이다. 실제로 수백 명 규모의 파견 노동자 인력을 단 1~2명의 보위원이 맡아 감시·관리해 왔다.
소식통은 “원래 해외에는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감시 인원을 적게 넣는 게 원칙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노동자들 사이에서 사상적으로 흐트러지는 사람도 많고, 몰래 외부랑 연결되려는 움직임도 많아져서 이 인원으로는 감시가 안 된다는 결론이 내부적으로 내려졌다”고 전했다.
보위원들의 감시 항목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2025년 2월 ‘외국 파견 노동자 생활통제규정’을 개정하면서 ▲불순한 언행 ▲숙소 내 여가 활동 ▲외부인 접촉 ▲비승인 휴대전화 사용 ▲SIM 카드 구입 등을 모두 단속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심지어 현지인의 휴대전화를 빌려 통화하는 행위도 긴급한 사유가 아니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아침엔 조회, 낮에는 작업장 돌아보며 정보원들 통해 들은 동향 정리하고, 밤에는 숙소 불시 검열까지 한다”면서 “일주일 단위로 상급에 보고도 해야 하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만약 감시를 제대로 못 해서 이탈자나 문제 인물이 생기면 그건 전적으로 보위원 개인 책임으로 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본국으로) 소환돼 출당, 해임, 철직 처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해외 파견에 앞서 몇몇 노동자들을 ‘비공식 감시자’(정보원)로 지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서약서까지 쓰게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건 단순한 계약을 넘어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감시 체계를 만드는 조치”라면서 “서약서를 받는 건 그냥 감시하라는 게 아니라 ‘너는 당과 국가를 위해 충성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압박을 가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이미 북한은 해외 파견 노동자들 사이에 정보원을 심어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는 구조를 형성해 왔다. 누가, 언제, 무엇을 보고하는지 알 수 없게 해 노동자들이 함께 외부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이탈을 도모할 수 없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온 것이다.
소식통은 “조선(북한)은 노동자들을 사상적으로 한 치의 틈 없이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일하러 나왔는데 하루 종일 감시당하고 누가 어디서 무슨 말을 했는지가 다 보고되다 보니 숨이 턱턱 막힌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이런 식이면 불만만 더 쌓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지나친 감시는 현지 업체의 반발도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건설사는 최근 북한 회사 측에 “과도한 개입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항의성 의견을 전달했고, 이에 북한 측은 내부적으로 자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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