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내각 총리 비교 평가한 농장 간부들…무슨 말 했나

박태성에 실망스럽다는 반응 보이며 전임 김덕훈 소환…개인 우상화로 비칠까 보위기관도 고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18일 “박태성 내각총리가 인민경제 여러 부문 사업을 현지에서 료해(점검)했다”면서 황해북도 신계군 신흥농장과 대성농장, 수안군 석교농장, 대안친선유리공장, 대풍첨가제공장 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남포시 농장 간부들 속에서 전임 내각 총리 김덕훈과 후임 박태성을 비교하며 김덕훈을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어, 남포시 보위부가 이 같은 동향자료를 국가보위성에 올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내각의 책임간부들이 농사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남포시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돌아간 후 남포시 농장 간부들이 전현직 내각 총리를 비교하며 “전임 김덕훈이 나았다”라는 솔직한 의견들을 주고받았는데, 이를 포착한 남포시 보위부가 지난달 말 구체적인 상황을 동향자료로 묶어 중앙 국가보위성에 올려보냈다.

시 보위부의 동향자료에는 남포시 농장 간부들이 내각 책임간부 일행이 돌아간 후 모여 앉아 이들이 실정 파악에도 미숙했고, 내놓은 대응책들도 썩 내키지 않았다면서 박태성이 내각 총리로 임명된 이후 현지에 내려오는 내각 일꾼들의 자질에 대해 냉철한 평가를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농장 간부들이 박태성에 대해서도 “한 번 내려오면 둘러보는 듯하다가 말도 없이 간다”, “정확히 아는지 모르는지, 반응이 없어서 오히려 부담된다”, “기술적 접근은 하는 것 같은데 마음은 없는 것 같다”는 식의 의견들을 내놓으며 다소 실망하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동향자료에 포함됐다.

또한 시 보위부는 농장 간부들이 전임 내각 총리 김덕훈을 소환해 박태성과 대비된 평가를 하기도 했는데, 예컨대 “김덕훈 동지는 경제 수완이 최영림 동지처럼 정교하지는 못했지만 구수하고 진실한 사람이었고 책임적인 중앙 일꾼이었다. 이만한 중앙일꾼은 드물다”는 것이었다고 동향자료에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김덕훈이 내각 총리 재임 시절 전국 농장들을 돌며 직접 실태를 파악하는 농촌지도 사업에 열정을 보였고, 밤새워 앉아 농장원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실제로 후에 이를 놓치지 않고 풀어주는 신뢰감 있는 모습에 많은 농장 간부들도 감동했다는 후문도 자료에 담겼다.

그런가 하면 일부 농장 간부들은 과거 김덕훈이 한 농장원 세대가 집에서 싸 들고 나온 삶은 감자에 소금을 찍어서 대충 끼니를 때우고 평양으로 떠난 일도 있었다며 허세나 권위를 부리지 않은 소탈한 모습을 회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농장 간부들이 “묵묵히 들어주고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갔다가 뒤에서 조용히 풀어주는 진국 같은 사람이었다”, “간부티가 나지 않는 사람이다”,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김덕훈 동지의 고생을 알아주시는 것 같았다”는 말들을 했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소식통은 “시 보위부가 지난달 말 국가보위성에 올려보낸 이 같은 동향자료는 의도적으로 요해(파악)하거나 조직한 사안이 아니다”며 “보고받은 국가보위성도 자칫하면 이것이 수령이 아닌 (김덕훈) 개인에 대한 우상화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중앙에 그대로 보고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