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소재 중소 IT업체와 손잡고 스타트업 설립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보안기술 공동 개발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인력의 물리적 이동 없이 중국 기업으로 위장해 국제시장에 손쉽게 진출하려는 ‘북한식 외화벌이’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23일 “조선(북한) 평양프로그램공동개발사가 이달 초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중국 중소 IT업체(이하 A업체)와 접촉해 ‘AI 보안 솔루션 공동 개발’ 명목으로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계약을 맺었다”며 “A업체는 현재 합작회사 법인을 자유무역지구나 스타트업 육성 특구에 등록하는 세부 절차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측은 이달 말까지 등록 절차가 마무리되면 올가을부터 ‘익명 개발자’ 신분으로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평양프로그램공동개발사 소속의 30여 명 규모의 중견 개발자들이 2개 팀으로 나뉘어 평안북도 내 연구소 분소에 마련된 별도 작업장에서 기술개발에 나선다.
실명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합작회사 명의로 보안기술 관련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뒤 이를 다국적 플랫폼에 내놔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신분 세탁된 북한 IT 인력이 다국적 플랫폼에 참여해 외화벌이하는 기존의 흐름과 유사한 구조지만, 인력이 물리적으로 국경을 넘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식통은 “겉으로 보기에는 중국 스타트업이지만, 사실 조선의 인력이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한은 국제 제재망을 회피하면서 고급 기술 인력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외화를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A업체는 단순히 명의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북한 개발자가 만든 기술에 대한 공동 특허를 갖거나 로열티 일부를 받는 등의 조건으로 북한 측과 계약한 것이다.
여기에 개발된 기술을 자사 보유 기술로 등록하면,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스타트업 기술개발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투자비 없이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소식통은 “중국 중소 업체들 사이에서는 조선과 이런 식으로 협력하는 것에 대해 지방정부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는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이 기회에 북한의 고급 기술력을 통해 개발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림수도 갖고 있다”고 했다.
중국 측에서는 북한의 고급 기술 인력을 활용해 기술개발 비용을 줄이고, 북한 측은 중국 회사 명의로 기술을 수출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외화를 얻는 식의 협력이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식통은 “조선 측은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무형기술 수출의 새 길로 보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지원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기술 외화벌이는 공장들에서 일하는 외화벌이에 비해 훨씬 고급지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