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마약 밀수를 시도하던 40대 남성이 국경경비대에 체포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2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온성군에서 40대 남성 김모 씨가 마약을 몸에 지니고 몰래 국경을 넘으려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씨는 코로나 발생 전 마약 밀수로 돈을 벌어왔는데 국경이 봉쇄돼 3년 넘게 벌이가 끊기고 밑돈이 바닥나면서 생활고를 겪어왔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여기(온성군)는 코로나 전 중국에 마약을 몰래 넘겨 돈벌이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그렇게 밀수로 번 돈을 평시 물 쓰듯 써오던 그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돈을 써오면서 밑돈이 바닥나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이 열리기 만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던 김 씨는 올해 들어 생활이 극도로 어려워지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중국에 마약을 넘기려 도강(渡江)을 시도했다. 그러나 국경경비대의 삼엄한 경계를 뚫지 못하고 결국 붙잡혔다.
체포 당시 김 씨의 몸에서는 100g의 필로폰이 발견됐고, 이로써 밀수 혐의가 입증돼 곧바로 군(郡) 안전부로 넘겨졌으며 그로부터 이틀 후에는 도(道) 안전국으로 이송됐다.
소식통은 “그는 도 안전국 조사에서 생계 때문에 마약을 팔아 돈을 벌려고 중국으로 넘어가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마약밀수에 월경(越境)죄까지 더해져 5년 이상의 교화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성군에서 난다긴다하는 김 씨가 붙잡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은 ‘난다긴다하던 사람이 굶어 죽기 직전에 내몰렸으니 오죽했겠는가’. ‘강을 넘다 잡히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얼마나 궁지에 몰렸으면 강을 넘으려 했겠는가’라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모두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생활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뭐라도 해보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김 씨와 같이 구류장 신세를 지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5월 초에는 두 명의 30대 젊은이들이 국경을 넘으려 강에 들어섰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들도 생계 때문에 중국으로 넘어가려 했다가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죽음과 무거운 법적 처벌을 각오해야만 넘을 수 있는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결국 살아남기 위함”이라면서 “실정이 이런데도 국가는 주민들의 먹고 사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려 하지 않고 공포감만 조성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