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의약품 생산에 내부 예비를 총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의약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북한이 방역사업에 필요한 의약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들어 ‘모든 수단과 역량, 내부 예비를 총동원해 환자치료에 절실히 필요한 의료품들을 최대로 생산하라’는 지시가 국가계획위원회, 화학공업성 등 관련 해당 단위들에 내려졌다.
실제 북한은 지시문을 통해 “매월 의약품 생산에 절실히 필요한 액체가성소다, 부타놀, 중조, 빙초산, 린산, 염화바리움 등을 계획에 맞물려 생산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울 것”을 주문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북한은 보건부문에서 의료봉사사업을 개선하며 치료 예방사업에 필요한 물질·기술적 보장대책을 철저히 세울 것, 내부 예비와 가능성을 총동원해 환자치료에 절실히 필요한 의료품들을 최대로 생산 보장할 것을 언급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시문에서 “보건성과 도·시·군 인민위원회들에서 창출, 백출, 당귀, 도라지, 너삼, 삼지구엽초, 황기, 구기자, 둥굴레 등 수십 종의 약초를 자체로 보장해 고려약들을 계획대로 생산하는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을 짜고 들 것”을 강조했다.
특히 보건성 산하 고려약(한약)생산관리국은 당 창건일(10월 10일)까지 국내산 약초로 만든 령신환, 패독산 등 효능 높은 대중 한약의 생산량을 현재 수준보다 5% 이상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맞춰 각 도·시·군 인민위원회에서는 고려약 생산에 필요한 약초 확보에 나섰고, 실제 양강도 공장 기업소들은 지난 5일부터 약초 조를 조직해 산에 올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도·시·군 인민위원회 지시로 공장 기업소에서는 약초 캐는 조에 보건소 일꾼들까지 포함시켜 산에 올려보내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혜산시에서는 안전부가 규찰대를 내세워 장마당과 개인 집에서의 약초 거래를 단속하고 있고, 보위부 역시 10호 초소를 통해 오고 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약초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이후 해마다 밀수가 전면 차단되면서 약초를 캐는 사람도 운반하는 사람도 없는데 안전부와 보위부는 약초 단속에 야단을 피우고 있다”며 “평소에는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위에서 다그치는 지시가 떨어지면 바쁘게 움직이니 무슨 일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