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각 도당 조직부에 추석 계기 이산가족 가정방문 지시를 내려 현재 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14일 “지난 8일 늦은 시간 추석을 계기로 이산자가족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당에서 한사람, 한사람 품어주고 보듬어주라는 내용의 중앙당 조직지도부 ‘특별 지시’가 도·시·군당들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시·군 당위원회 조직부는 이번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특별 지시를 유선전화로 바로 접수하고 9·9절(북한 정권수립일) 공휴일에도 출근해 신속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조직지도부 특별 지시에 따라 도·시·군당에서는 8일 밤부터 9일까지 이틀간 긴급 서류조사를 진행하고, 그간의 행실과 체제에 대한 충성도, 출신성분 등을 고려해 이산가족 가정방문 대상을 선정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도·시·군당 조직부 일꾼들은 이산가족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잘 돌봐줄 데 대한 당의 사상을 접수하고 선정된 대상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산자가족 가정방문 시 선전 교양할 내용과 요해(파악)해야 할 조직부 내부 규칙이 지시에 포함돼 함께 침투 전달됐다”며 “방문하는 간부는 대상들에게 소정의 물자를 전해주면서 당의 배려임을 알려주고 그들의 생활 형편과 건강 상태를 잘 요해해 후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도·시·군당 조직부는 이번 이산가족 가정방문 물자 준비에 각 지역 보위국, 안전국과 해당 소속기관들이 앞장서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산자가족 가정방문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면서 이를 알게 된 사람들은 ‘이산자가족 상봉한다면 몇 달 전부터 남자는 양복, 여자들은 저고리(한복)을 해주고 돼지고기, 닭고기, 쌀을 주면서 몸내기(살이 오르도록 하는 것) 시키는데 이번에는 식료품 두 구럭만 주고 간 것 보면 남조선에 있는 가족 만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자기들끼리 평가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가정방문 대상자들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경우에 대비해 공통적으로 답변하도록 준비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시·군 당 조직부에서는 가정방문 시 ‘북남 이산자가족 상봉모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북남 관계가 예전보다 악화됐다. 우리 당은 대남정책과 계획이 바뀌어도 이산자가족 상봉모임은 정치적 사안으로 만들지 말자는 요구다. 그러나 새로 들어선 남조선의 당국자들이 핵과 이산자가족 상봉 문제를 맞바꾸려 하고 있다고 답하라’는 중앙의 내적 지침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이번 가정방문 대상에 선정되지 않은 이산가족들에 대한 동향 장악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앞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전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회담 개최를 북측에 공개적으로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 같은 공개 제의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