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언했던 평양종합병원이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최근 ‘평양종합병원 연내 개원’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은 보건성에 설비 및 체계를 완성해 올해 안에 평양종합병원 개원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식 집권 10년의 성과’라는 정치적 의미에 초점을 두고 평양종합병원 개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3월 17일 진행된 병원 착공식에서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당 창건일(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기 위해 한 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의 장기화,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완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평양종합병원 개원을 위해 제시한 구체적인 목표는 2가지다. 즉 필요한 의료 설비를 차질없이 조달하고, 평양종합병원이 최종 상급종합병원으로서 하위 병원에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원격의료체계를 갖추라는 것이다.
구글어스 사진 분석 및 본지 취재를 종합해 보면 평양종합병원의 건물 외관 공사는 이미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지난해 중순 이미 평양종합병원의 건물 외관 및 조경 공사는 끝났지만 의료 설비와 내부 인테리어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재는 평양종합병원에 1여단의 한 개 기술대대만 현장에 남아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부터 보건성과 무역기관에 평양종합병원의 의료 설비와 의약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할 것을 지시해왔지만 아직 설비 조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평양종합병원이 원격의료체계를 갖춘 선진의료기관이 돼야한다는 지시와 함께 ‘어머니 병원’으로써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어머니 당’을 강조하며 인민을 보살피는 당의 이미지를 선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평양종합병원을 ‘어머니 병원’으로 표현한 것은 최고지도자의 애민 리더십에 의해 만들어진 의료기관임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어머니 병원’이라는 언급은 평양종합병원부터 지방의 소규모 의료기관까지 일원화된 통제·관리 체계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읽힌다.
북한 당국은 보건성 지시문에서 “평양종합병원은 모든 병원의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며 “원격으로 수술이나 진료를 지시해 지방에서 치료할 수 없는 질병도 평양종합병원에 의해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평양종합병원 개원식에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이 완공을 지시한 것이지 개원을 지시한 것은 아니지 않았냐”면서도 “당(黨)에서도 원수님의 지시가 무결하게 지켜지지 못했다는 점을 조금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