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벽·고압선 설치 속도 끌어올리려 ‘내각 돌격대’까지 국경 파견

양강도 서북부에 기술노동자 2000여 명 내려와…한 달 만에 설치 끝내겠다는 '충성의 편지' 올려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중국과 맞닿은 국경 전 구간에 콘크리트 장벽과 고압선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양강도 일부 국경 지역에 ‘내각 돌격대’까지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지난 3일 양강도 후창(김형직군) 신파(김정숙군), 삼수 쪽에 내각 돌격대라는 이름으로 1800~2000여 명 정도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토목, 도로, 건축 등을 담당하고 있는 내각 산하 기관들에 소속된 노동자들로, 노동성이 선발해 인원을 보장했다.

특히 노동성은 외부세계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국경에 인원을 파견하는 만큼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직맹(조선직업총동맹) 등 당 외곽기구에서 조직적으로 추천을 받아 사상적으로도 무장된 기술인력들을 골라서 내보냈다는 전언이다.

내각 돌격대는 첫 파견지인 양강도 김형직·김정숙·삼수군에서 한 달 만에 장벽과 고압선 설치 공사를 끝내겠다는 결의를 하고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내각 돌격대는 내려오기 전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전염병 방역에서는 해이도 방심도 금물이다. 우리가 내려가 원수님께서 심려하시는 국경연선 전염병 방역을 위해 한달 내로 방탄벽을 설치 완수하겠다’고 맹세하는 충성의 편지를 올렸다”고 말했다.

내각 돌격대는 현재 국경에 설치하고 있는 콘크리트 장벽을 ‘방탄벽’이라고 지칭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올린 편지에도 “국경 전 구간에 방탄벽을 쌓는 사업에서 내각 돌격대가 기술적, 사상적으로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내각 돌격대가 이렇듯 속도전을 내세우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금 도(道)에서 도 간 운송이나 유동을 다 풀어 누구든 국경에 올 수 있고, 그래서 경비 근무가 잘되고 있는 곳들을 제외하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무인지경부터 빨리 공사를 끝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강도 서북부 국경은 통신 기지국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을 정도로 아주 위험한 지대이지만, 강폭이 좁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인한 국경봉쇄에도 지금껏 밀수 등 불법행위가 지속 이뤄졌다고 한다. 이에 내각 돌격대가 가장 먼저 이곳에 내려와 공사 속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금 한 달 만에 끝내겠다는 게 후창이나 신파 쪽 공사를 말하는 것이고, 내각 돌격대는 여기 작업이 다 끝나면 다른 곳으로 가 현지 건설부대와 협동해서 계속 설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라며 ”한 달 간격으로 옮겨다니면서 전체 국경 지역에서 빠르게 공사를 끝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 돌격대는 앞서 필요 장비를 다 갖춘 채로 국경에 내려왔으며, 북한 당국은 현지 도나 군이 이들의 먹거리 등 후방사업을 책임지고 보장하도록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비교적 큰 중국 도시나 자치구와 인접한 양강도 혜산과 평안북도 신의주 등 지역에는 장벽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혜산 앞이 (지린(吉林)성) 장백(長白)이고 신의주 앞이 (랴오닝(遼寧)성) 단동(丹東)인데 여기는 외국인들이 와서 우리나라(북한)를 들여다보는 곳들”이라며 “그런데 그런 곳에 장벽이 올라가면 얼마나 사람들이 도망을 치길래 그걸 막으려고 장벽까지 세우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 장벽을 설치 안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겉보기에 잘 티가 나지 않는 고압선은 혜산과 신의주에도 예외 없이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재 혜산과 신의주에는 건설인력만 없을 뿐 고압선 설치 공사를 위한 자재들은 다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