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이달 초 3/4분기 정기사업총화 회의를 열고 도내 식당들의 식량 낭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지적하면서 식당망을 관리하는 급양관리부문 책임자들을 문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 3/4분기 정기사업총화 회의를 연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도내 식당망들의 식량 낭비 현상들을 정식 안건으로 내걸고 이를 제대로 관리 못 한 급양관리부문 책임자들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도당은 식량난이 더욱 극심해지는 형편에 식당들이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낟알절약 정신에 찬물을 끼얹고 당정책과는 거리가 먼 행위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투쟁을 벌일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식량난에 봉착한 형국에서 본격적인 가을걷이를 앞두고 식량을 허실하는 행위들을 단속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도당은 식당들이 돈벌이를 위해 경쟁적으로 요리 가짓수를 늘려 식량을 낭비하고, 국가가 정해준 계획분 양정보다 더 많은 양의 식량을 가져다가 가공해 비싼 값에 팔아 이윤을 남기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이를 엄격히 지적했다.
또 도당은 식당들이 실제로는 개별적으로 잇속을 챙기기 위한 것이면서도 마치 국가계획에 목숨을 건 것처럼 계획을 못 했다며 우는 소리를 내고 이를 통해 손님들을 끌어들여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허가되지 않은 음식까지 제공하는 등 국가적인 위생방역사업에도 심각한 저해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에 도당은 식량 사정이 긴장한 형편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때까지 손을 놓고 있던 도내 19개 급양관리부문 행정책임자들의 무책임성을 지적하면서 시범적으로 이들을 직위 해제 조치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도당은 이날 회의에서 리 농장들이 여전히 밀주행위를 근절하지 못하고 준엄한 시국에 술을 톤 단위로 생산해 도시들에 넘기는 사업을 은밀히 진행함으로써 역시 비사회주의 행위를 조장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도당은 8개 농장의 관리위원장들에게도 경고 처벌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