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46> 형식적 회의 놀음과 사진 촬영

분단국가의 특성상 우리 사회서 보수와 진보가 함께 공감하는,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정부 및 민간의 통일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큰 이유가 7천만 민족이 숙원이고 세기적 소망인 ‘통일대한민국’은 우리의 숙명적 과제이기 때문이지요. /사진=림일 작가 제공

김정은 위원장벌써 1년 중 절반이 훌쩍 지났군요올해 상반기(1~6당신의 동정에서 아주 특이한 경향을 보았습니다그것은 당신이 평양서 진행되는 대회전원회의강습확대회의 등 각종 회의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죠.

지난 1월에 있은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4차회의를 시작으로 3월에 제1차 시·군당책임비서강습회, 4월에 예전의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이 애국청년동맹으로 명칭이 바뀐 청년동맹 제8차대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동당8차대회 기간 중인 1월 10당중앙위원회 제8기 1차전원회의, 2월과 6월에 각각 2, 3차 전원회의 등이 있었죠. 6월에는 사회주의여성동맹 7차대회가 열렸으며 7월에는 농업근로자동맹 9차대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다소 특이한 것은 일부 특정 대회가 끝난 후 이어서 바로 며칠간 전문 강습(후속 대책회의)이 있은 점입니다역대 공화국 정치사에 이렇게 반 년(6개월간사이 국가 급 전문회의가 무려 10여 차례나 진행되었던 사례가 전무했지요.

참고로 제가 평양에서 살 때 있었던 큰 대회가 1980년 10월의 조선노동당 제6차대회입니다그 대회결정 실행대로라면 전체 인민들이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 입고 살아야겠죠지난 40년간 바뀐 것은 3대 수령의 이름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당신은 정말이지 언제어디서어떤 부류의 회의 참가도 그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간부당원군인청년여성소년단원(어린이등 각 계층 회의가 주기적으로 혹은 당신 의도대로도 임의 시각에 개최할 수 있겠지요.

황홀한 회의장에 들어서고 나갈 때 참석자들이 기립하여 당신을 향해 폭풍 같은 만세소리로 열렬히 환영을 합니다당신의 눈짓손짓몸짓에 수만의 회의참석자들이 획일적으로 움직이니 마치도 악단지휘자 같은 느낌도 들 것입니다.

회의장 상황은 또 어떻고요당신이 음주하고 참가해도불참해도회의 도중에 퇴장해도 누가 뭐라지 않겠죠특정 사안에 대해 제 마음에 안 들면 나이와 경륜에 관계없이 간부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찍찍하는 당신이고도 남을 겁니다.

그리고 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찍는 기념사진은 또 얼마나 가관인가요적게는 수천 명서 많기는 수만 명에 이르는 회의참석자 전부가 응집한 한 가운데 잠깐 앉거나 서서 찍는 당신의 기념사진 풍경은 정말이지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죠.

사진 속의 사람들은 제 얼굴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기 매우 어렵습니다과거 선대수령(김일성·김정일)은 기념사진 촬영 집단을 최소 수백 명씩 2~4개로 나눠 2~4회 이동하여 찍었는데 당신은 전혀 그렇지 않고 단 한 번에 마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제 30대 중후반의 젊은 사람이 그게 무슨 모습이요사실 선대수령들도 나이 60대 80대에 지금의 당신처럼 그렇게 회의를 좋아하거나 대회에서 참석자들을 무시한 한 번의 사진촬영 등 너무 게으르지 않았단 말이오.

지난 6월 29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있었던 정치국 확대회의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했지요조선노동당 창당 이후 지금까지 76년간 야만적인 당신 족속이 펼치는 잔인한 독재정치가 중대범죄입니다.

간청하건데 평양서 당신 개인 만족에 그치는 형식적 회의놀음 이제 그만하시오세상 사람들이 많이 웃습니다그럴 시간이면 장마당이나 공장·농장으로 가서 배고픈 아이들과 노동자·농민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오

2021년 7월 5일 – 서울에서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