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총살’ 유출, 김정일 진짜 화난듯

▲ 공개총살 동영상 공개 후 보따리 장사꾼에
대한 국경검열이 한층 강화됐다.

회령 공개총살 동영상이 남한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공개되자 최근 북한 내 검열과 검색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26일 <조선일보>는 “북한 당국은 일본 TV에 동영상이 방영된 다음날인 17일부터 대규모 검열단을 파견, 동영상 촬영자와 유출자를 색출하고, 중국과의 사소한 물품거래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지난 1주일 사이 공개처형 장면에 나온 지역을 경비하는 부대원 전체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검열단이 파견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에서 여행자들의 물품 검색이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국경경비 ‘중요 밀수품'(동영상 의미) 수색 혈안

지난 19일 북한에 들어가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수산물을 구입, 24일 중국 옌지(延吉)시로 되돌아온 조선족 출신 장사꾼 허모씨는 “과거와 달리 보따리를 전부 풀어헤쳐 물건 하나 하나를 면밀히 검사하는 등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고 전했다.

평소에 친분이 있던 국경경비대 군관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중요한 밀수품을 찾고 있다”고 대답하였으나 “마약 밀매가 성행할 때도 이렇게 심하게 검색을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중요한 밀수품’을 찾겠다는지 모르겠다”며 허씨는 의아해했다.

허씨는 또 “공개처형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며 “아마도 그 ‘중요한 밀수품’이라는 것이 북한 내부를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말하는 것 같다”고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정일 동영상 유출 화났다’ 보도, 사실 가능성 높아

최근 함경남도 원산 인근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림모씨도 “조선 경비대 검열이 대단히 세졌다”면서 “최고지도자의 특별한 지시가 내려왔다는 소문이 장사꾼들 사이에 나돌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이번 검열은 동영상 유출에 대한 문책을 위해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중•북 국경지역에 사는 한 동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개총살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는 소식을 김정일이 듣고 노발대발한 것은 분명한 듯하다. 갑자기 강화된 검열과 검색이 김정일의 직접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향후 김정일의 감정적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옌지(延吉) = 김영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