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통일이 소개한 장관급회담 뒷얘기

“사실상 첫 날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24일 밝힌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 뒷얘기다.

정 장관은 “지금까지 15번의 장관급회담 중에 회담 3일째에 끝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첫 날 (전체회의에서) 과거처럼 거대 담론 없이 바로 실무적인 것을 얘기했고 그 후에는 수석대표 접촉을 단 한 번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날 원탁에서 이뤄진 전체회의와 관련, “50분을 얘기했는데, 원고는 있었지만 북측 단장이 (원탁의) 바로 옆에 앉아 있으니까 그대로 읽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보충설명을 하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또 전체회의 전에 상호 교환한 북측 기본발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이전 14차례와는 달리 비난도 없었고 실무적인 내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 문제와 관련, “우리측에서는 이미 김 위원장이 (지난 17일) 핵 문제에 대해 다 밝힌 만큼 이번에는 공동보도문에서 빼자는 입장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제적 시선 등을 감안해 중심적으로 논의하고 넣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정 장관은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회담 제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끙끙거리며 왔는데 다시 확인하고 페달을 밟는 것”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남북간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한 번 짚을 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을사5조약’의 원천무효를 북측과 함께 선언한 것과 관련, “북측에서 을사5조약 무효선언과 독도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제안하자 외교부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펄쩍 뛰었다”면서 “그러나 을사조약은 역사에 관한 것이고 해서 공동보도문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백두산에서 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 14∼17일 평양 갔을 때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합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7일 김정일 위원장 면담과 관련, “주로 핵과 남북관계를 얘기하고 자투리 시간에 이 것도, 저 것도 하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