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관중소란, 일본 여행업계로 불똥

오는 6월8일 평양서 열릴 예정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일본전의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일본 여행업계가 관전 투어를 추진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일본 여행업계는 당초 북한이 일본측 관중몫으로 배정해주는 티켓수에 따라 국내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관전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30일 북한-이란전에서 빚어진 관중 소란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북 제재조치를 취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축구계는 모든 외교력을 동원, 무관중 경기나 제3국 개최를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모르는 상황. 일본 언론에서도 북한 관중들을 ‘폭도’로 몰면서 ‘평양 개최 불가’의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FIFA에서도 북한측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어 어떤 식으로든지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업계에서는 비자신청이나 호텔 준비 등 통상 2개월정도가 걸리는 투어를 모집조차 못하고 있다. 일본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조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회)을 통해 비자를 신청할 경우 처리에만 1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5만명을 수용하는 김일성경기장의 좌석을 어느정도 일본측 서포터스들에 할당할 것인지 아무런 제시를 하지않고 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당초 2천여석을 일본측에 배정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일부 여행업체는 그러나 FIFA의 처분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조만간 예비 희망자를 모집, 비자신청에 필요한 인적사항 정도라도 받아놓고 처분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예선 B조에 속한 일본은 현재 2승1패로 이란(2승1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어 북한과의 원정경기에서 꼭 이겨야만 독일 월드컵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은 지난 몇년간 일본인 납치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 때리기’에 몰두해온 결과 대북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인데다 ‘적성국’에서 경기를 치러야한다는 부담때문에 북한 관중의 소란을 이유로 강경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