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금융조치 이후 北 군부 입김 강화”

26일 국회 통외통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 ⓒ연합

26일 열린 국회 통외통위 현안보고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이후 북한 내에서 군부의 입김이 강해져 경의선 연결에 장애가 조성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의선 방북이 군부의 반대로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북한의 군부가 최근 금융조치 이후로 정세가 경색되면서 입김이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의선 철도, 도로 연결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DJ 방북문제와 상관없이 철도, 도로 연결문제 해결을 위해 북측과 협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DJ 방북시 대북 밀거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초청을 받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김 전 대통령도 ‘정치적 논란 없이 차분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방제 합의 가능성에 대해 “참여정부 정책에는 통합논의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장관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신청 사실을 묻자, “북측에 요구했으나 ‘지방시찰 중이어서 어렵다. 11일 최고인민회의에도 나오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이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이 장관은 “그 문제는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이 “현재 미국의 대북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전기가 마련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면서 “그런 상태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적 전기를 정상회담과 연계시킨다면 참여정부가 정상회담을 갖기 어렵다”며 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공개적으로 제안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장관은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측과 경제지원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장기수 송환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량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감한 경제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국회 통외통위 간사인 전여옥 의원이 “납북자를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모욕적”이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실효적 해결이 중요하고, 일본도 납치자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북한 위조달러 제조문제를 이번 회담에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