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가택연금 하루 만에 해제…도시 밖 유동은 여전히 ‘금지’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사진=데일리NK 대북 소식통 제공

양강도 혜산시에 내려진 봉쇄령이 하루 만에 한 단계 낮춘 것으로 5일 전해졌다. 가택연금 수준에서 풀어줬다는 것으로, 갑작스러운 봉쇄령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민심이반을 우려한 당국이 한발 물러섰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어제저녁(4일) 6시부터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며 “시장도 열게 하고 직장 출근도 다시 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 3일 밀입국 사건으로 인해 양강도 혜산에 긴급 봉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에 대한 가택 연금이 실시됐으며 시장폐쇄, 출근 중단, 이동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관련기사 : 양강도 혜산 또 봉쇄됐다…밀입국 사건으로 3일 긴급 포치)

북한 당국은 국경도시에 밀입국자가 발견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장기간 해당 지역을 봉쇄해왔다. 봉쇄령이 내려지면 주민들은 집 밖 외출이 금지되며 시장 폐쇄, 직장 출근 금지 조치가 이뤄진다.

봉쇄령이 내려지면 외부 출입이 통제된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일부 주민들은 봉쇄령 하에서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봉쇄 후폭풍… “집 팔고 마지막 만찬 뒤 일가족 자살하기도”)

혜산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에 도시가 봉쇄된 바 있으며 당시 주민들이 역시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그런데 또다시 봉쇄령이 내려지고 식량을 구할 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북한 당국이 식량 배급도 보장해주지 않자 불안감이 분노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의 분노가 민심이반 번질 기미가 보이자 북한 당국이 봉쇄을 한 단계 낮춘 모양새다.

다만, 시(市) 내부에서의 주민들의 활동에 대한 봉쇄만 해제됐으며 인접한 다른 시·군으로 드나드는 일은 계속 통제·차단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시 외부로 나가거나 외부인이 들어오는 일은 여전히 금지다”면서 “시내에서라도 유동이 풀려 다행이다”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봉쇄령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중국으로 탈북했던 주민이 지난 1일 몰래 혜산으로 들어오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민은 현재 도(道) 보위국 구류장에 격리된 채로 중앙에서 내려온 국가보위성 일꾼들에게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