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中國夢이 진짜 궁금하다

대체로 예상이 된 내용이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하여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결국 양국이 각자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한국은 ‘북핵 불용’을 분명히 하였고,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였다. 중국은 흔들림없이 자신의 국익을 추구하였다.


북한(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핵심은 다음 대목이다.


“한국 측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와 관련, 양측은 유관(有關)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중국 입장에서 이 대목을 읽으면 ‘북핵 불용’의 주체는 한국이다. 중국은 객관자적 입장이다.


또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는 대목은, 북한핵 및 북핵을 빌미로 하여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한국, 일본, 대만의 도미노 핵개발 움직임을 막고, NPT 체제를 지켜야 하는 ‘핵 클럽’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아마도 시진핑은 오바마의 ‘핵없는 세상’ 입장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이런 대목들이 냉엄한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강대국의 논리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를 넣어 쐐기를 박고 싶지만, 국제정치는 힘의 논리이다. ‘갑’이 되려면 현실에서 힘이 있어야 한다.    


시진핑이 언급한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표현도 ‘미군이 개입하는 무력통일, 북한의 무력통일은 안된다’는 뜻이고, 미국의 도움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민족 자주적 통일’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대목은, 북한이 향후 대화로 나올 경우, 6자회담 뿐 아니라 4자회담, 3자회담, 양자회담 등 온갖 종류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 ‘선 비핵화 진입’ ‘비핵화 진입과 동시 평화협정 논의’ 등을 복잡하게 불러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교적 표현은 이렇듯 적지 않은 뜻을 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적어도 중국의 입장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전후 시기보다는 최소 ‘2 클릭’은 더 진보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정은과 통치집단의 대외전략은 전략적인 통찰력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과 장성택, 최룡해, 김경희 등의 통치그룹은 김정일의 체제생존전략을 뛰어넘을 능력이 없다. 그리고 이미 통치권 불안정성은 군 총참모장을 4회나 바꾼 데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고, 3월 5일 이후부터 2달 가까이 북한정권의 대외전략 성적은 거의 빵점 수준이다.  


김정은 정권의 리더십은 불안정한 상황인데 아직 외부에는 불안정성이 정확하게 포착되고 있지 않을 뿐이다.


북한이 지난해 베이징 2·29 합의를 파기한 이후 한국은 물론, 미국도 더이상 북한의 도발-협상-보상 페이스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중국도 배신감이 컸을 것이다. 또 중국 내부에서도 북한의 1, 2차 핵실험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2·29 합의 파기 이후 3차 핵실험까지 단행하니까, 북핵이 중국에도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김정은은 향후 전개될 복잡한 외교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무슨 말이냐 하면, 김정은의 리더십 부족으로 향후 동아시아 ‘대화 국면’에서 북한이 중국의 페이스대로 끌려가거나, 아니면 외교전의 특성상 오랫동안의 지루한 긴장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이른 시일 내 ‘선군주의 성질’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북한 입장에서는 핵보유만이 체제생존을 가능하게 하는데, 진짜 북핵 폐기 프로세스로 간다면 이후 전개될 북한의 체제붕괴에 대해 중국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중국은 어차피 북한 핵폐기는 어려운 만큼 한미중이 장기적으로 폐기 노력은 하면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몰아가는 전략을 택할 것인지, 지금은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 쉽게 추상해본다면, 중국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환영하면서 ‘대화 우선’에 방점을 두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필자는 북한 비핵화는 9·19 공동성명을 준수하는 것이 그래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그것은 북핵 폐기 시한을 사전에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년 내에 북한의 미래핵과 현재핵에 대해서는 완전히 해결하기로 관련 당사국들이 합의하고, 이에 대해 시간표(time table)를 만드는 것이 그나마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이 시한을 두는 해결방안은 3년 전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공개 제안한 아이디어인데, 물론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 북핵폐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현실적인 방안인 듯싶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북한은 또 회담장을 들락거리며 김정일이 했던 구습을 되풀이 하게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몽(中國夢)’이 도대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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