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대담] 체제유지 집착 북한, 과연 정상국가 될 수 있을까?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정치편①] "체제 변화 및 정상국가 건설 힘든 여정될 것"

북한정상국가로가는길 김영환 태영호 대담

하노이 북미 핵 담판이 성과 없이 결렬됐다. 이후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영변과 강선 등지에서 핵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미국, 한국, 중국 정상들과 회담을 이어가면서 드러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국가화’ 의지에 대한 회의감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만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기대한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아울러 대내용이 아닌 대외용 매체를 통해서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개혁개방, 그에 따른 경제적 보상과 정치적 위기 가능성 사이에서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체제’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북한은 정상국가가 될 수 있을까?’와 ‘분단 이후 70여 년 이후 비정상과 실패를 재생산했던 근본적인 요인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 북한에 제시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대북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최근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북한인권 운동가인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김 연구위원은 1980년 중반 학생운동에 북한 주체사상을 전파한 이후 전향을 결심했고, 태 전 공사는 과거 그 이념에 무장됐었지만 망명을 강행했다는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의 실체를 진단해 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대담에서 두 전문가는 북한에서 바라보는 ‘정상국가’의 개념은 무엇인지, 과거 정상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행보와 실패 사례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에 데일리NK는 ‘북한 정상국가로 가는 길-정상국가편(Part 1)’의 핵심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해 소개하고자 한다. 태 전 공사와 김 연구위원의 대담 전체 내용이 담긴 영상은 국민통일방송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 김 연구위원의 대담 일문일답]

태영호(이하 태) : 저는 주체사상의 이념에 따라 무장된 북한의 지식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도 방문하신 적이 있고, 강철서신을 써서 배포를 할 정도로 북한의 정치 사상을 좋아하셨는데, 그 당시에 북한이 정상국가라고 생각했었나?

김영환(이하 김) : 북한에 대해 정상국가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북한은 혁명기지여야 했기 때문에 ‘정상국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했었다. 남북한의 공산주의 혁명가들이 힘을 합쳐서 전체 한반도에서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할 때까지 정상국가라는 점을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혁명가의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북한에 다녀온 이후 생각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북한 경제가 어렵다고 이야기가 많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더라는 걸 느꼈다. (황해남도) 해주까지 잠수정으로 가서 헬기장까지 가는 3, 4km 구간의 도로가 너무 안 좋더라. 조금만 수리하면 좋을 텐데 아스팔트가 심하게 파했는데도 수리 안 하는 것도 많았다.

또 다른 하나는 혁명기지 특성상 약간의 경직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어떤 활력이라든지 역동성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고 극심한 관료주의에 휩싸여 있다는 점도 절감했다.

즉 내가 만난 대남 혁명 사업 담당자는 혁명적 열정도 없었고 단순한 관료일 뿐이었다. 학자들하고 주체사상이나 사회 과학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완전한 절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발전 전망이 별로 없는 국가라는 점을 확실히 느꼈다. 성장하는 기본 동력이 보여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태 : 북한은 UN에 가입한 국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국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에 ‘정상국가’라는 개념이 있다고 생각하나?

김 : 북한을 정상국가로 생각한 적은 사실 없다. 정상국가라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국제적인 규범을 최소한으로 지켜야 하고, 둘째 근대 사회가 바라보는 인권을 보장해야 하며 셋째 국가의 번영과 국민 복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이런 세 가지는 기본으로 갖춰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북한은 모두 많이 미달하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

또한 사실 일반 국민들도 볼 때도 정상국가에 멀리 떨어진 체제라는 생각이 드실 것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와서 핵이나 미사일 실험도 더 많이 하고 고모부(장성택)도 아주 떠들썩하게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하고 이복형(김정남)을 국제비행장에서 노골적으로 암살하고… 정상국가에서 더 멀어질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태 : 지금 현재 북한은 정상국가이거나 혹은 정상국가로 가는 중이라고 보십니까?

김 : 정상국가로 가려는 노력은 상당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 대회도 진행하고 정치국이라든지 상무위원회 회의라든지 형식적으로 나마 그런 걸 대부분 복원을 했다. 즉 김정일 시대는 당이 모든 걸 지도한다는 이런 원칙이 무너졌었는데 김정은 시대엔 이걸 어느 정도 복원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경제 발전에 상당히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국가 지표 중에 가장 황당한 부분은 국가에서 나서서 위조지폐나 마약을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이런 보도를 찾아볼 수 없는데 주변 인식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정상국가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3가지로 나눠서 보겠다. 첫째, 북한은 군주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한은 군주국으로서 변화가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핵무기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많지만 북한은 핵무기 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셋째, 인권 부분은 아주 미세하고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에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주 먼 미래에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이 3가지를 개선해야 하는데, 북한 상황으로 볼때는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정상국가로 가는 길은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태 : 수령절대주의 원칙부터 바꾸지 않는 한 정상국가로 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지 않냐고 생각한다.

김 :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북한이 이미 사실 군주제가 안정화되어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군주의 리더십이라든지 판단력에 따라서 만약 시장을 보호하고 자원을 보호하는 그런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를 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의 번영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까 1인당 GDP가 2,3만 달러까지 오르는 건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5천 달러는 군주국을 유지하면서도 달성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국가와는 거리가 먼 건 사실이다. 다만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고 국민 복리, 인권을 어느 정도 수준을 보장하는 그런 국가로 나갈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편집자 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외에는 평화와 관계 개선을, 내부적으로는 경제개발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진전과 내부적인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상국가 건설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고 유화적 태도도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꼼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정상국가와 우리가 바라보는 정상국가 개념이 상이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태영호 전(前)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각 분야(정치, 사회, 경제, 인권, 통일 등)별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북한이 개혁해야 할 문제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법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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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