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가정이 저소득에 따른 빈곤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적응 속도차에 따른 부모-자녀 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만길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소장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우양재단·북한이탈주민연구학회 공동주최의 ‘2011 탈북청년포럼: 탈북청년과 교육,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라는 세미나에서 탈북 가정과 교육 문제를 진단한다.
한 소장은 사전 배포된 발제문에서 “탈북 가정의 경우 부모도 자녀 못지않게 한국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남·북한 양육태도의 차이로 인해 세대간 갈등과 혼란을 경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탈북 청소년들은 한국에 정착 후 적응하는 속도가 성인들보다 빠른데, 반면 탈북 성인들은 북한식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커 자녀들과 갈등을 빚는다는 것이다.
한 소장은 “(남한으로)이주 후 세대간 적응 속도의 차이가 발생해 자녀는 남한식 가치를 지니고 부모는 북한식 가치를 가져 가정 내에서 남북한 갈등이 벌어진다”면서 “또한 남한사회의 저소득층에 편입되는 이 가정은 빈곤가정이 겪게 되는 제반 문제를 공통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탈북가정은 북한생활과 탈북과정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사망·이산·해체를 경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 정착 이후 가정의 근간이 흔들리기 쉽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 소장은 탈북 청소년들의 정체성 공개여부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09년 탈북 청소년 전수조사에 따르면 일반 학교에 재학중인 탈북 청소년 61.9%가 자신의 출신을 알리지 않겠다고 답했다”면서 “학부모의 경우도 62.2%가 북한 정체성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 출신임을 드러내는 것이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날 행사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지원단체, 정부관계자 등이 참석해 탈북청소년들의 교육 현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현실적인 제언들을 제시할 예정이다.